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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때 창작돼 전승 끊긴 궁중음악 AI가 되살려… 세종대왕 탄신일에 초연

입력 : 2024-05-13 10:02:43 수정 : 2024-05-13 1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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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1397∼1450, 재위 1418∼1450) 때 지어졌으나 악보로만 전하고 전승이 끊긴 궁중음악 치화평(致和平)과 취풍형(醉豊亨)이 인공지능(AI)을 통해 되살아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627돌 세종대왕 나신 날’(15일)을 맞아 14∼15일 경복궁과 세종문화회관에서 ‘세종과의 하루’ 행사를 개최하고 국립국악원이 AI로 복원한 치화평과 취풍형을 초연한다고 13일 밝혔다. 

 

세종대왕은 경복궁 창건 이후 즉위한 첫 임금으로 재위 32년 중 16년을 경복궁에서 생활했다. 특히 집현전에서 학사들과 함께 독서하고 치열한 토론을 펼쳤다. 이에 문체부는 행사 첫날인 14일 과거 집현전이 있던 수정전 일대에서 ‘세종실록 오례의’ 중 길례(吉禮)를 참조해 ‘세종 이도 탄신 하례연’을 진행한다. 하례연은 오후 2시 경복궁 수정전 앞에서 대취타로 막을 올린다.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은 장엄하고 유장한 느낌의 궁중음악인 해령(解令), 궁중 악무인 여민락(與民樂)과 봉래의(鳳來儀)를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은 AI를 활용해 복원한 치화평과 취풍형도 초연한다. 15세기 정간보(세종대왕이 소리의 길이와 높이를 정확히 표시하기 위하여 창안한 기보법) 악로만 존재해온 치화평과 취풍형은 여민락의 변천 과정을 적용해 AI로 복원됐다. AI는 심층신경망 기반의 모델을 적용해 여민락 변천 과정을 학습하고, 광학 인식 기술을 활용해 치화평과 취풍형의 정간보 악보를 토대로 피리 선율을 생성했다. 아울러 이 선율을 바탕으로 대금, 해금, 아쟁, 가야금, 거문고 선율을 만들었다.

 

세종대왕이 남긴 말을 멋글씨 공연으로 살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이 빼어난 문자임을 알리고, 세종대왕이 이루고자 했던 ‘생생지락(生生之樂·생업에 종사하며 삶을 즐기다)’의 의미도 되새긴다.

 

세종대왕이 펴낸 ‘삼강행실도’, ‘향약집성방’, ‘용비어천가’의 내용을 전하는 소리꾼 공연도 열린다. 

 

하례연의 대단원은 세종대왕의 일생을 다루고 업적을 노래하는 뮤지컬이 장식한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이 행사에 참석해 세종대왕의 탄신을 축하한다.

 

같은 날 낮 12시 30분부터 경복궁 영추문과 수정전, 경회루 주변에서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전시·체험행사 ‘하루에 담은 세종’도 진행한다. 영추문 입구에서 호패(조선시대 신분증)를 수령해 세종의 탄생부터 재위 기간까지의 업적을 감상할 수 있다. 실물 크기의 어좌에서 임금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세종의 성과를 영상으로 만나본다.

 

‘향약집성방’의 처방전을 토대로 향낭(향기 주머니)을 만들고, 세종에 대한 퀴즈를 풀어볼 수도 있다.

 

15일에는 세종문화회관 예술아카데미 서클홀에서 ‘세종이 꿈꾸는 세상, 책으로 말하다’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오전에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과 학문, 음악, 교육을 주제로 발표하고 오후에는 세종 시대 우리나라 최고 명품 금속활자인 ‘갑인자’와 백성의 의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발간한 ‘삼강행실도’를 재조명한다.

 

한편, 국립한글박물관은 ‘오늘, 세종대왕과 함께해요!’ 행사를, 국립국어원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2024년 외국인 받아쓰기 대회’를 진행한다. 세계 85개국 248개소 세종학당은 15일부터 학당별로 ‘2024년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쓰기 대회’를 개최한다.

 

유인촌 장관은 “이런 행사를 통해 세종께서 꿈꾸었던 생생지락의 세상, ‘(나도)살고 (남도) 살리는 기쁨’을 깊이 되새기고 실천하길 바란다”며 “문체부는 한글주간에 시상하는 ‘세종문화상’을 내년부터는 세종대왕 나신 날에 시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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