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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신공항 부지서 희귀 습지식물 ‘양뿔사초’ 군락 발견

입력 : 2024-05-16 17:27:36 수정 : 2024-05-16 17: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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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사업 지역 내 새만금신공항 계획 부지인 수라갯벌에서 희귀 습지식물로 알려진 ‘양뿔사초’가 군락으로 발견됐다. 양뿔사초는 과낭 끝이 두 갈래로 갈라져 구부러진 모양이 양의 뿔같다고 해서 이름 붙혀진 식물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절멸 위기에 놓였음을 의미하는 ‘Red List’(적색목록)에 포함했고, 산림청이 지정한 희귀식물이자 환경부가 멸종위기 적색목록 CR(절멸위기)종으로 분류한 국가 보호식물이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최근 전북 군산시 새만금 사업지 내 수라갯벌 습지에서 양뿔사초 100여개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새만금 사업 지역 내 새만금신공항 계획 부지인 수라갯벌에서 발견된 희귀 습지식물 ‘양뿔사초’.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제공

양뿔사초 군락은 이 단체가 진행 중인 조류, 곤충류, 포유류, 식물류, 양서파충류, 저서생물 등에 대한 현장 교육을 통해 길라잡이를 양성하는 교육 과정에서 확인됐다.

 

양뿔사초는 습지나 물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줄기가 곧고 세모지며, 높이 30~70㎝ 정도다. 주로 러시아 극동지방과 중국 동북부, 일본 등 북방계에 분포하는 습지식물로 국내에서는 주로 강원 철원·횡성 등 북부지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남부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2015년 전북 군산 백석제 습지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이번에 발견한 양뿔사초는 100본 이상이 군락 형태를 이루고 있다. 양뿔사초는 매년 열매를 맺지 않고 생육환경이 좋을 경우에만 열매를 맺는 등 환경에 민감해 군락의 형태를 찾아보기 어려운 종이지만, 유독 군산 일대 사업 개발지에서만 자생이 확인되고 있다.

 

단체는 수라갯벌이 과거 20년 전 순수한 갯벌이었으나, 새만금 간척사업 진행으로 수위가 낮아지며 주변 배후습지에 간헐적으로 자생하던 양뿔사초가 유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새만금 사업 지역 내 새만금신공항 계획 부지인 수라갯벌에서 발견된 ‘양뿔사초’ 군락.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제공

이에 단체는 북방계 식물인 양뿔사초가 어떻게 남부지역인 수라갯벌에서 군락을 형성하며 자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밀 조사와 함께 연구·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산림청, 전북환경청 등에 이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2015년 6월에는 군산 전북대병원 부지인 백석제 1만2000㎡ 범위에서 양뿔사초 600여개체가 독립 또는 군락 형태로 자생한 사실을 전북지역 16개 시민환경단체가 확인한 적이 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관계자는 “양뿔사초 군락이 발견된 것은 전북이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곳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라갯벌이 갯벌과 육지로 이어지는 배후습지로서 매우 중요한 생태·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갯벌로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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