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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기호 발달로 인간의 뇌 작아졌다?… “기후변화의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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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19 11:30:41 수정 : 2024-05-19 11: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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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뇌가 10만년 전에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보다 약 13% 작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언어·기호의 발달로 인간이 ‘가성비’있게 뇌를 사용하며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하는 큰 뇌가 불필요해졌다는 분석부터 기후변화로 인해 뇌가 작아졌다는 해석까지 다양하다.

 

18일(현지시간) BBC 방송은 600만년 동안 인간의 뇌가 거의 4배 커졌지만 최근에는 뇌의 크기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큰 뇌는 인간과 다른 동물을 차별화하는 요소로 여겨져 왔다. 인간이 큰 뇌를 가진 덕분에 예술품을 만들고 발명·개발 등 과학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분석에서다.

 

미국 뉴욕 자연사박물관의 인류학자이자 명예 큐레이터인 이안 태터솔은 지난해 고대 인류의 뇌 용적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추적한 결과 현대 인류의 두개골이 마지막 빙하기에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보다 평균 12.7% 작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인류는 매우 독특한 모양의 두개골을 가지고 있어 초기 인류는 매우 쉽게 알아볼 수 있다”며 “그들은 매우 큰 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뇌 크기 축소는 인류가 주변 환경을 이해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태터솔은 “이 시기는 인간이 의미 있는 기하학적 이미지로 상징적인 인공물과 조각품을 제작하기 시작한 시기”라며 발명 등 사고방식이 변하자 뇌의 역할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인류가 추상적인 방식으로 생존하던 과거와 달리 발명 등으로 효율을 추구하자 뇌가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며 조직화했다는 것이다. 작은 뇌로도 가성비 있게 생존에 필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에 큰 뇌는 더는 불필요해진 셈이다.

 

태터솔은 “우리 선조들은 아마도 일종의 무차별적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했고, 이러한 맥락에서 지능은 두뇌 크기에 따라 확장됐다”고 봤다. 그러면서 “지금의 우리는 세계를 기호 어휘로 분해하고 그 기호들을 재조합한다”며 “이런 사고로 뇌가 훨씬 더 에너지 효율적인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기후변화가 인류의 뇌 크기를 변화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자연사박물관의 인지 과학자 제프 모건 스티벨은 지난해 연구에서 호모 사피엔스 298명의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이후 약 1만7000년 동안 인간의 두뇌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기후 기록을 검토한 결과 뇌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지구온난화 기간과 상관관계가 있다며 “기후가 따뜻할수록 인간의 뇌 크기가 작아진다”고 말했다. 뇌가 작을수록 인간이 열을 빨리 식힐 수 있다는 원리에서다.

 

스티벨은 “뇌는 우리 몸무게의 약 2%에 불과하지만 휴식 중 대사 에너지의 20% 이상을 소비하기 때문에 장기 중에서 에너지 소비가 가장 큰 기관”이라며 “뇌가 에너지와 열을 많이 소비하는 기관이기에 기후에도 적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BBC는 지구온난화가 이어질수록 인류의 뇌는 더 작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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