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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에 임산부 흡연 그림·문구 6년 만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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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6-20 12:02:00 수정 : 2024-06-20 13: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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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아 출산·유산, 산모에게 전가”
여성계 주장 받아들여진듯

담뱃갑에 표기되는 금연유도·흡연예방 그림·문구가 12월23일부터 의미전달이 더 쉬운 형태로 바뀐다. 안 질환과 말초혈관 질환을 주제로 한 그림과 문구가 새로 채택됐고, 특히 임산부 흡연 그림과 문구가 채택 6년만에 사라진다. 기형아 출산과 유산 등 원인을 산모에게만 전가하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여성계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진열된 담배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복지부는 올해 말부터 담뱃갑에 새롭게 표기될 경고그림·문구를 포함한 ‘담뱃갑포장지 경고그림등 표기내용’(보건복지부 고시)을 21일 개정하고 6개월 유예기간을 거쳐 12월 23일부터 적용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고시 개정은 국민건강증진법상 현행 제4기 담뱃갑 건강경고 적용이 2024년 12월22일 부로 종료됨에 따라, 차기 경고그림·문구(2024년 12월23일~2026년 12월22일)를 선정하기 위해 추진됐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의2 및 시행령 제16조는 24개월마다 경고그림·문구 고시, 고시 시행 시에는 6개월 이상 유예 기간을 적용하도록 했다.

 

담뱃갑 건강경고 표기는 흡연의 건강상 폐해를 그림이나 문구로 담뱃갑에 기재해 흡연자의 금연 유도와 비흡연자의 흡연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2016년 12월 23일부터 시행돼 매 2년마다 경고그림 및 문구를 고시 중이다. 해외에서는 2001년 캐나다에서 처음 도입됐는데 2023년 기준 138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제5기 담뱃갑 경고그림·문구는 국내·외 연구 결과 및 사례 분석, 성인·청소년 2100명 대상 대국민 표본 설문조사, 건강경고 효과성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후보안을 개발했다고 복지부는 전했다. 이어 관계부처 및 민간전문가 15인으로 구성된 금연정책전문위원회의 4차례 심의와 행정예고 및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 심의·보고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제5기 담뱃갑 건강경고는 흡연이 유발하는 건강상 폐해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가시성, 의미 전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림과 문구를 선정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궐련의 경우 그림 주제 10종에서 2종은 교체했다. 안 질환과 말초혈관 질환 등 병변 2종을 새 주제로 받아들였고, 임산부흡연과 조기사망 등 비병변 주제를 삭제했다.

 

특히 임산부 문구·그림이 빠진 것은 “성평등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가 2020년 모집한 ‘내 삶을 바꾸는 양성평등 정책 대국민 공모’ 결과 9개 수상작 가운데 최우수 수상작에 ‘담뱃갑 경고 그림의 양성평등한 개선’ 제안이 당선됐다. 정부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따라 2016년 12월 23일부터 담배의 폐해를 부각시켜 흡연 욕구를 자제시키겠다는 목적으로 국내 담뱃갑에 흡연 경고 그림 표기를 의무화했고, 담뱃갑 앞뒷면에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등을 묘사한 10종의 그림과 경고 문구를 게시했다.

 

2018년 12월 새롭게 도입된 담뱃갑 경고엔 임산부가 불붙인 담배를 들고 있고, 담배 연기가 뱃속 아기를 에워싸는 그림이 ‘흡연하면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포함됐다. 최우수 수상작 제안자는 당시 “해당 문구·그림이 기형아 출산과 유산 등 원인을 산모에게만 전가하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올해 담뱃값 그림·문구 교체로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병변 주제 비중을 7:3으로 높였다. 경고문구는 단어형에서 문장형 표기로 변경했는데, 예를 들어 ‘폐암’으로 표기하던 것을 ‘폐암으로 가는 길’이라고 변경했다. 궐련형과 액상형 등 전자담배 2종은 그림 주제를 기존 1가지에서 2가지로 늘리되, 문구는 현행안을 유지한다.

 

보건복지부 배경택 건강정책국장은 “담뱃갑에 표기하는 건강경고 그림과 문구 교체는 익숙함을 방지하면서도,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올해 12월 23일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담뱃갑 건강경고 메시지를 통해 사회 전반에 모든 담배는 건강에 해롭고, 금연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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