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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유독 더운데?” 기분 탓 아니었다…초입부터 폭염 [날씨+]

, 이슈팀

입력 : 2024-06-28 15:09:23 수정 : 2024-06-28 17: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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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따라 40년 새 폭염일수 최대 4배 늘어
폭염 발생·지속 일수 동반 상승 통계로 확인

이미 에어컨을 키기 시작한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지난달 주변에서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벌써 이렇게 더워서 7, 8월에는 어떡하냐’였습니다. 6월이면 아직 여름 초입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지난달 날씨는 저녁까지 에어컨을 끌 수 없을 만큼 무더웠습니다.

 

기상청이 폭염으로 분류하는 기준 기온은 33도입니다.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날을 폭염 발생일로 집계하는데요. 최근 40년 통계를 봤을 때 지역에 따라 평균 폭염일수가 초반 10년에 비해 최근 10년에 400% 이상까지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그늘 아래서 보행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번달 들어 서울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은 날은 총 4일이었습니다. 6월에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어선 해는 몇 번 있었지만, 대부분 해에 폭염일수는 1∼2일 수준이었습니다. 서울을 기준으로 6월 낮 기온이 4일 이상 33도 이상으로 오른 해는 지난 40년간 1997년(7일) 한 해뿐이었습니다. 지난해에는 6월 중 33도를 넘어서는 날이 이틀 있었고 2021, 2022년에는 하루도 없었습니다. 올해 6월이 유난히 덥게 느껴진 건 기분 탓이 아닙니다. 


◆1980년대와 비교해 쭉쭉 오르는 폭염일수

 

서울 폭염일수를 연도별로 봤을 때 1980년대와 비교해 2010년대 들어서 평균 일수가 3배 넘게 늘었습니다. 1984년부터 2023년까지 40년을 10년 단위로 끊어 평균 폭염일수를 비교하면, 1984∼1993년 5.1일이던 평균 일수는 2014∼2023년에 15.6일로 많아졌습니다. 2015년(8일)과 2020년(4일)을 제외하고는 매해 폭염발생일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1984∼1993년 10년간은 폭염일수가 두 자릿수인 해는 3번뿐이었고, 아예 폭염이 없던 해가 4번이나 있었습니다.

‘대프리카’라고 불릴 만큼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꼽히는 대구도 폭염일수가 상승세입니다. 1984∼1993년 사이 평균 17.9일이던 폭염일수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30.3일로 1.7배 정도 많아졌습니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에는 폭염일수가 한 자릿수에 그치는 해도 있었으나 2010년대 들어서는 매해 폭염일수가 20일을 넘어섰습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하게 10년 단위로 봤을 때 평균 폭염일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수원은 4.1→8.8→9.4→16.6일로, 광주는 8.4→13.5→16.9→20.3일로 평균 폭염일수가 꾸준히 늘었고 춘천도 7.9→12.6→9.1→17.4로 초반 10년에 비해 최근 10년을 비교하면 폭염이 2배 이상 심해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수원은 폭염발생일이 4배 이상 늘은 셈입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기온이 30도 이상을 기록한 28일 서울 여의대로 위로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 지속일수도 점점 길어지는 중

 

물론 낮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오른 날이 많을수록 그해가 더웠다고 기록되지만, 인체가 더위에 영향을 받는 정도는 폭염이 며칠이나 지속됐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폭염이 길어질수록 신체가 열을 식히고 휴식을 취하기 어려워 더 지치게 됩니다. 한 해에 폭염일수가 열흘이라고 해도, 7∼8월에 띄엄띄엄 폭염이 발생할 때와 열흘간 계속해서 더울 때 신체가 더위로 인해 느끼는 피로도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은 1984∼1993년에 평균 폭염 지속일수가 2.9일로, 채 3일이 되지 않았습니다. 2014년 이후로는 얼마나 늘었을까요? 평균 지속일수가 8.2일로 282.8% 늘었습니다. 2018년은 더웠던 여름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해인데요. 2018년 폭염 최장 지속일수가 22일로 압도적으로 길긴 했지만, 2016(11일)·2021(11일)·2023년(12일)에도 열흘 이상 폭염이 지속돼 전보다 혹독한 여름을 보내야 했습니다.

4배 이상 평균 폭염일수가 증가한 수원 역시 최장 지속일도 4배 이상 길어졌습니다. 1980년대에는 최장 지속일이 평균 이틀로, 길어야 8월 중·하순에 5일 연속으로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어서는 수준의 더위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2016년에는 8월3∼25일 23일간, 2018년에는 7월18일부터 8월16일까지 30일간, 2021년 7월21∼31일까지 11일간 매일 한낮에 기온이 33도를 넘어가는 날이 지속됐습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폭염이 발생하는 5∼9월 동안 폭염 지속일수가 길어질수록 폭염 발생도 더 유리해져서 둘은 상관성이 높다”며 “더위와 관련된 재해는 폭염이 듬성듬성 나타나는 것보다 며칠 지속되는지에 따라 피해가 달라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우 통보관은 “지속일수가 길어지면 (폭염 기준인) 33도를 넘지 않아도 30도대 더위면 체감하기로는 비슷하다”며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여름철 폭염 패턴이 과거 단시간에 한 번 발생했다가 없어지는 추세였다면, 현재는 한번 더위를 불러일으키는 기압계가 형성되면 그게 장시간 이어지는 패턴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통계가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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