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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부 같은 형제자매가 700명"... 30대 호주 여성에 일어난 일

입력 : 2024-07-04 15:08:41 수정 : 2024-07-04 18: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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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무분별한 정자기증 드러나
1년 만에 '정자 형제' 50명 확인

기증받은 정자나 난자로 시험관 시술을 통해 아이를 낳는 사례가 많은 호주에서 규제 미비와 관리 소홀로 여러 사회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이 지적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기증받은 정자를 통해 태어난 캐서린 도슨(34)이란 여성은 한 모임에서 자신과 매우 비슷하게 생긴 한 여성을 발견했다. 확인 결과 그 여성도 기증받은 정자로 태어났으며, 두 사람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서 인공수정으로 탄생한 캐서린 도슨이 자신이 찾아낸 정자가 같은 형제들을 분류한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호주 ABC 방송 웹사이트 캡처

이에 도슨은 기증자 코드를 활용해 자신의 생물학적 형제자매를 찾아 나섰다. 그는 1년 만에 50명이 넘는 이복 형제자매를 확인했다.

 

그는 호주 ABC 인터뷰에서 “최대 700명의 형제자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호주 ABC는 1970∼1980년대 정자를 기부할 때마다 10호주달러를 지급했다면서, 이를 악용해 여러 이름을 써가며 자기 정자를 수백회 기증한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갈수록 정자를 기증하는 사람이 줄어들자 불임 클리닉에서 한 명의 정자를 여러 번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복형제가 어디에 있고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근친상간이 발생할 수 있는 등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또한 기증받은 정자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사례도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한 부부는 세 명의 자녀를 시험관 수정 방식으로 낳았다. 부부는 자녀들이 동일한 생물학적 아버지를 갖길 원했다. 병원에서는 부부의 요구에 따라 3차례 모두 동일한 남성의 정자를 사용했다. 하지만 아이 중 한 명이 심각한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유전자 확인 결과 첫째와 나머지 두 아이가 친족 관계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체외수정 자료이미지. 연합뉴스

정자 기증에 관한 문제들이 계속해서 나오자 호주는 주 정부를 중심으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퀸즐랜드주는 검사한 샘플의 42%가 기증자의 신원이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최근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0년 이전에 냉동된 수천개의 정액 샘플을 폐기할 것을 명령했다. 한 사람의 정자를 사용할 수 있는 횟수를 제한하고, 주 정부 차원에서 기증자를 관리하는 정보 등록소를 설립하는 법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을 조사한 린 콜슨 바 박사는 보고서를 통해 “조사 결과 중대한 시스템적 문제가 발견됐다. 정부 차원에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나윤 온라인 뉴스 기자 k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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