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공’(젊은 공무원)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입사 후 얼마 되지 않아 퇴직을 결심하는 사유로는 ‘낮은 보수’와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을 꼽는다. 마지막 보루처럼 여겨지던 공무원연금은 수령 연령과 지급액이 달라진 데다 수시로 개편 이슈가 부상하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10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자료에 따르면 올해 9급 1호봉은 매달 본봉 187만7000원, 직급 보조비 17만5000원, 정액 급식비 14만원, 정근수당 가산금 3만원을 더해 세전 222만2000원을 받는다. 세금을 제하면 실수령액은 이보다 더 줄어든다.
이는 올해 최저시급(9860원)을 바탕으로 환산한 민간인 노동자의 월급 206만740원보다 16만1260원 많은 수준이다. 내년 최저시급이 5%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이 차이는 5만8850원으로 좁혀진다.
특히 9급 공무원이 월 10시간까지 가능한 초과근무의 시간당 수당 단가는 9414원으로, 올해 최저시급보다도 낮은 실정이다.
올해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최저임금 인상률(2.5%)과 같기도 하다.
공무원 노조는 “정부가 최저임금이 정해진 뒤 이를 살펴 공무원 보수를 결정하는 데다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를 때에는 공무원 보수와 무관하다더니 최저임금이 낮게 오를 때에만 이와 연동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공무원연금도 불안해졌다. 지난 2015년 공무원연금법 개정 뒤 수령 연령과 지급액이 달라진 데다 수시로 개편 이슈가 부상하고 있다. 당시 연금법 개정으로 기여금 중 본인 부담률은 높아졌고(7%→9%), 지급률은 낮아지고(1.9%→1.7%), 수령 연령은 60→65세로 늦춰졌다.
그래서일까. 이른바 ‘철밥통’ 이라고 불리는 공무원직을 떠나는 젊은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5년 미만 공무원 퇴직자는 2018년 5670명에서 2023년 1만3566명으로 5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해 1년 내 퇴직자는 3020명에 달했다.
공무원의 직업 선호도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올해 9급 공채시험의 경쟁률은 21.8대 1로, 1992년(19.3대 1) 이후 가장 낮았다. 경쟁률은 2016년(53.8대 1) 이후 8년 연속 하락세다. 2011년만 해도 9급 공채 경쟁률이 93.3대 1에 달할 정도로 공무원에 대한 직업 선호도가 높았다.
한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민주우체국본부, 교육청노동조합연맹,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공무원 임금 인상 쟁취 총궐기대회’를 열고 임근인상 등을 요구했다.
공무원 노조들은 구체적으로 △공무원 임금 기본급 31만3000원 정액 인상 △하위직 정근수당 인상 △점심값 1만 원을 위한 정액 급식비 8만 원 인상 △직급 보조비 3만 원 인상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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