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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쉰' 2030세대 70만명… 청년층 고용시장 위험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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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7-14 05:35:53 수정 : 2024-07-14 05: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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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장애 등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쉰’ 2030이 70만명에 달한다. 뿐만 아니다. 취업활동 자체를 그만두는 구직단념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의 위험신호가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를 보면 지난달 2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만8000명(10.6%)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달 ‘그냥 쉰’ 20대 인구는 39만5000명을 기록했다. 30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같은 기간 2만9000명(11.4%) 늘어 28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20대와 30대 쉬었음 인구를 합하면 68만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61만3000명) 대비 6만7000명 늘어난 숫자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래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심지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66만명)보다 많다.

 

2030 쉬었음 인구 증가는, 인구 상황을 고려해도 ‘이상 신호’다. 저출생 고령화 영향으로 2030 인구는 지난해 1291만5000명에서 올해 1271만5000명으로 약 20만명 줄어들었다. 2030 인구는 줄었는데, 쉬었음 인구는 증가하면서, 인구대비 쉬었음 비중은 같은 기간 4.7%에서 5.3%로 0.6%포인트 늘었다. 2030 인구 100명 중 5명은 그냥 쉬고 있다는 의미다. 

한 대학교에 놓인 신입사원 채용 안내 엑스 배너. 연합뉴스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늘면서 전체 연령에서 쉬었음 인구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전체 쉬었음 인구는 237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9000명(5.7%) 늘어났다. 이는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쉬었음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일자리 ‘미스매치’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드는데다 대기업 등에서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공채의 종말과 노동시장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의 신입사원 정기공개채용은 줄고 수시·상시 채용과 경력직 채용이 늘고 있다. 

 

근로자 500인 이상,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 100곳을 표본으로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채용에서 정기 공개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39.9%에서 2022년 37.9%, 2023년 35.8% 등으로 축소됐다.

 

반면 같은 기간 수시채용 비율은 45.6%에서 46.4%, 48.3%, 상시채용은 14.6%에서 15.7%, 15.9% 등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수시·상시채용 비중은 64.2%로 공채의 1.8배였다.

 

2019년 기업들의 신규채용 인원 중 47%는 신입직, 11.6%는 경력신입직, 41.4%는 경력직이었다. 경력신입직은 1~2년 내 퇴직해 신입으로 재취업한 경우를 말한다. 지난해 신입 비율은 40.3%로 줄고 경력신입직과 경력직은 13.6%, 41.6%로 각각 늘었다. 2022년부터 경력직 비중이 신입 비중을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시장에서 청년층의 위험신호를 보여지는 지표는 또 있다. 구직 의욕이 꺾여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37만2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만9000명 늘었다. 구직단념자는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1년 정점을 기록한 후 2022~2023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지만, 올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증가하는 상황인데, 청년층·30대의 경우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없는 미스매치 등으로 보인다”며 “선호일자리와의 불일치, 일거리가 주변에 없는 영향 등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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