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김옥균 프로젝트설’ 유포자 등 고소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MBC 라디오서 “누가 말했든지 이 자체로 추하다”
청나라의 내정 간섭에서 자유로운 정치외교권 확보와 조선의 개화를 목표로 김옥균 등 급진개화파가 1884년 일으켰던 ‘갑신정변’.
청나라의 군사 개입 등으로 사흘 만에 실패로 돌아가면서 ‘3일 천하’로 끝난 그날과 같은 일이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되면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지라시’가 최근 여의도에 돈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대세론을 타고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어도 소위 ‘친윤(친윤석열)계’에서 흠집 잡아 곧바로 낙마시킨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식으로 봤다.
1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윤석열), 김(김건희) 두 분의 성정과 공천권 문제를 생각했을 때, 한동훈씨가 미래 권력으로 자리잡기를 (두 사람이) 원할 것인가”라고 운을 뗀 조 전 대표는 “두 사람 입장에서는 한동훈이 공천권을 행사하고 대권후보가 되면 분명히 (한 후보가) 자기 두 사람을 정리할 것으로 확신할 거라 본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에 한 후보가 올라 2년 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하고 차기 대권 주자로 나아간다면, 구체적인 시점은 모르더라도 언젠가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칼끝을 겨누게 되리라는 조 전 대표의 그림이다.
같은 맥락에서 “윤석열, 김건희 두 사람 입장에서는 3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이를 사전에) 수습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찐윤’ 대표로 갈아치울 생각을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가 되면 ‘찐윤(찐윤석열)계’ 인물을 앞세워 자리에서 끌어 내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조 전 대표는 지난 9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도 김건희 여사와 한 후보 사이에 ‘궁중 암투’ 수준의 권력 투쟁이 벌어진다며 진단하고, 양측의 화해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진다고 봤다. 특히 “한동훈씨가 집권여당 대표가 된다면 이분의 주도하에 2년 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게 될 것인데, 이것을 윤석열, 김건희 두 분이 용납할 것인가”라며 ‘한동훈 당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움직임이 일어날 거라고 내다봤다.
앞서 친윤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김옥균 프로젝트설’ 유포자를 최근 고소했다. 복수 매체에 따르면 이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해당 이야기를 올린 사람을 실명으로, 나중에 이를 퍼뜨린 사람들을 성명불상으로 각각 고소했다.
한 후보와 또 다른 당권 경쟁자인 원희룡 후보의 설전으로 전당대회가 ‘집안싸움’이 될 거라는 우려 속 향후 수사 과정에서 '김옥균 프로젝트설' 유포자나 전파자 중 ‘친한(친한동훈)계’가 끼어있다는 게 드러난다면, 사상 최악의 계파갈등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국민의힘 바깥에서 이를 지켜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김옥균 프로젝트를 들어봤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누가 말했든지 간에 이 자체로 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모든 선거라는 것이 선거일까지는 치열하게 다투고 검증도 하고 의혹도 제기하지만, 결과가 나오면 당원의 뜻이든 국민의 뜻이든 승복하는 자세를 보이는 게 게임의 룰”이라며 “되기도 전에 끌어내리겠다는 건 여당이 무너져가는 이유 중 하나이고, 정치 전반으로 굉장히 사라져야 할 문화”라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같은 방송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기보다는 감정의 배설 같다”며 “한동훈 후보가 당 대표 되는 것을 반대하는 분들이 홧김에 이야기한 게 아닐까”라고 봤다. 그러면서 “화가 나고 자기네들 뜻대로 상황이 주도가 안 되니까 그런 화풀이한 것이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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