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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시공·기술력 ‘K노하우’ 인정… 유럽 진출 교두보 확보 [韓, 체코 원전 24조 수주 쾌거]

입력 : 2024-07-18 06:00:00 수정 : 2024-07-18 07: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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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 수주 의미

체코 “팀코리아 전략, 선정에 중요 작용”
韓 개발 원전 노형 체코 요구 맞춰 수출
침체됐던 국내 원전 생태계 활력 제고
폴란드 등 유럽 수출 경쟁 유리한 고지
정부 ‘원전수출전략추진위’ 후속 조치

체코 두코바니 및 테믈린 지역 원전 건설 우선협성대상자 선정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K원전’이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탈원전으로 느슨해진 국내 원전 생태계 복원에도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체코를 교두보로 폴란드, 네덜란드, 루마니아 등 줄줄이 예정된 유럽시장 원전 수출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가 가진 장점은 가격 경쟁력과 시공능력, 기술력이다. 정해진 예산 내 적기 시공(온타임 위딘버짓·on time & within budget)이 가능하다.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의 극한 환경에서 바라카 원전을 일정대로 준공하면서 증명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체코 신규 원전 수주를 위한 건설사업 선정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체코 정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요제프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온타임 위딘버짓’ 전략이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시켈라 장관은 “우선협상대상자(팀코리아)는 더 나은 가격과 더 안정적인 비용 관리 보장, 전체 프로젝트 일정을 제시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국은 공기에 맞춰 제때 원전을 건설하고 예산 초과 없이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역량을 갖춘 최적의 파트너”라며 “체코 측 요구를 최대한 충족시키고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폭넓은 수주 활동을 벌인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체코에 우리나라가 개발한 원전 노형을 수출하는 것이다.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원전 건설이나 장비 수출 등은 꾸준히 있었으나 원전 노형 수출은 없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은 한수원 본사 사옥. 연합뉴스

한수원은 한국형 원전 APR(Advanced Power Reactor)1400을 체코 요구에 맞춰 APR1000으로 변형해 공급한다. APR1000은 설비용량이 1000㎿(메가와트)급이라는 뜻이다. APR1000 1기는 2022년 기준 체코 수도 프라하의 연간 소비전력량 5.8TWh(테라와트시)의 약 1.2배를 생산할 수 있다.

설계수명 60년이며, 단전과 냉각장치 고장에도 작동할 수 있는 비상 냉각장치 등 다중 안전장치를 갖췄다. 유럽전력사업자인증(EUR)도 취득했다.

체코 원전 수주는 침체했던 국내 원전 생태계 활력 제고 효과를 낼 수 있다. 일감 증가와 고용 창출, 생산확대 등 파급 효과 역시 클 것이란 전망이다. 고위 관계자는 “큰 규모의 원전을 저희가 수주하게 되면 그간 상승회복세보다 매우 큰 규모로 일감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완전한 정상화 원전 생태계, 원전 최강국 도약의 발판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원전업계는 “국내 일감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기에 해외 신규 원전 수주는 의미가 작지 않다”고 전했다.

 

유럽 원전 신규 수주도 기대해볼 만 한다. 프랑스는 유럽에서의 원전 건설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혀왔으나, 이번에 우리나라가 프랑스를 제친 것이다.

각국은 탄소 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위해 원자력발전으로 눈을 돌리면서 원전 신규 건설을 계획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현재 폴란드는 수도 바르샤바로부터 240㎞ 떨어진 코닌에 신규 원전 2기를 짓기로 했다. 한수원은 2022년 10월 폴란드전력공사(PGE), 민간 발전사 제팍과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한 상태로,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한수원은 네덜란드가 제일란트주 보르셀 지역에 추진하는 원전 2기 건설도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체코 원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외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EDF도 조사에 착수해 경쟁이 예상된다.

영국도 2050년까지 24GW의 원전 설비를 갖춘다는 목표 아래 최대 8기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해 원전업계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원전수출의 9부 능선을 넘었지만 한수원과 발주사 간 계약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야 내년 3월경 최종계약에 이를 수 있다. 정부는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한수원을 중심으로 협상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계약협상 상황을 점검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 ‘원전수출전략추진위원회’를 개최해 후속조치 추진방안도 마련한다.

체코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2025년 한-체코 수교 35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해나가는 한편,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 체결을 통해 과학기술·산업·에너지 공동 연구개발(R&D) 확대와 직항로 증편 등 인적교류 활성화, 원자력 인력양성 등 유망 협력사업을 적극 발굴·추진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이번 성과가 추가 원전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수출 유망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국가별 맞춤형 수주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원전수출 전략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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