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시작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다나 오픈은 여러 차례 대회 이름이 바뀌었지만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박세리가 5차례(1998, 1999, 2001, 2003, 2007) 우승했고 김미현(2006), 이은정(2009), 최나연(2010), 유소연(2012), 최운정(2015), 김인경(2017), 김세영(2019)도 정상에 섰을 정도로 한국 선수들은 이 대회만 나서면 펄펄 난다.
미국 무대에 데뷔한 뒤 아직 우승이 없는 최혜진(25·롯데)이 19일 미국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다나 오픈(총상금 175만달러) 첫날 단독 선두에 나서며 데뷔 첫승을 정조준했다. 최혜진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몰아치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7언더파 64타를 적어낸 최혜진은 공동 2위 린시위(중국), 아디티 아쇼크(인도)를 한 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최혜진은 2022년 LPGA 투어에 진출하기 전까지 국내 여자골프의 간판스타로 군림했다. 2019년 한해에만 5승을 기록하는 등 2018∼2020년 3시즌 동안 8승을 쓸어 담으며 KLPGA 투어 대상 3연패라는 대기록을 남겼을 정도다. LPGA 투어 데뷔 시즌에는 준우승 한차례, 3위 3차례를 기록하며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지만 우승 문턱은 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공동 3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다. 이번 시즌에는 2월 혼다 타일랜드에서 공동 3위에 올라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3∼5월 무려 다섯 차례나 컷탈락하는 극심한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이에 올해 34위로 출발한 세계랭킹도 55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최혜진이 샷감을 회복한 대회는 6월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이 대회에서 공동 16위로 반등했고 지난주 메이저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선 공동 7위에 올라 메이저 대회 우승 경쟁력도 보여줬다.
이날 10번 홀에서 시작한 최혜진은 파 행진을 이어가다가 17번 홀(파5), 18번 홀(파5)에서 연달아 버디를 낚았다. 감을 잡은 최혜진은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5개를 솎아내며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대회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열리는 대회이고 다음 주 총상금 260만달러의 CPKC 여자오픈을 앞두고 있어서 상위 랭커 대부분이 불참했다. 따라서 최혜진으로서는 데뷔 첫승을 거둘 좋은 기회다. 유해란(23·다올금융그룹)은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공동 7위(4언더파 67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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