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열흘 새 55% ↑ 참외 15% ↑
6월 생산자물가 7개월 만에 하락
진정돼가던 농산물값 다시 들썩
최상목 “7월 물가 반등 가능성 커
기상이변 대비… 8월 이후엔 안정”
장마철 침수 피해가 이어지면서 채소와 제철 과일 가격이 또다시 급등하고 있다. 상추 가격이 열흘 전과 비교했을 때 50% 넘게 급등한 데다 시금치, 깻잎, 풋고추는 물론이고 참외와 수박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다.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도깨비 장마’가 끝나면 농산물 가격이 본격적으로 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도 기상이변 등으로 이달 소비자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적상추 소매가격(100g)은 2088원을 기록했다. 열흘 전과 비교했을 때 54.9% 올랐으며, 평년 기준으로도 30.3% 높다.
상추 외에 대표적인 쌈 채소인 깻잎(100g)은 같은 기간 2174원에서 2541원으로 16.9% 상승했다. 평년과 비교하면 27.9% 상승했다. 깻잎 가격은 서울 가락시장 공급량의 절반을 생산하는 충남 금산에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올랐다.
같은 기간 시금치(100g)도 1426원에서 1675원으로 올랐고, 풋고추 역시 1343원에서 1516원으로 상승했다.
참외(10개) 소매가격은 1만3378원에서 1만5449원으로, 수박(1개)은 2만998원에서 2만2925원으로 올랐다. 각각 15.4%, 9% 인상됐다.
최근 집중호우로 농작물 침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어 소매가격은 더욱 올라갈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6∼21일 내린 비로 농작물 침수 피해 면적이 1389㏊(헥타르·1㏊는 1만㎥)에 달한다. 이는 축구장 1950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농작물 피해 면적이 가장 큰 지역은 충남으로 911.8㏊가 침수됐고, 품목별로 보면 벼가 1172.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기간 내린 비로 닭 2만7000마리가 폐사했고, 축사 0.3㏊가 침수·파손됐다. 농식품부는 전날 오후 6시 기준 응급 복구율은 95%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은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기상이변과 기저효과 등으로 7월 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이달 중 배추·무 비축분을 하루 300t 이상 방출할 계획이다. 최 부총리는 “8월 이후부터는 농산물 수급 등 전반적 여건이 개선되면서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달 들어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면서 7개월 만에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 이어지는 폭우로 다시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119.25)보다 0.1% 낮은 119.19(2020년=100)로 집계됐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2.8% 하락했다. 축산물이 2.5% 올랐으나, 농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6.6%, 0.8%씩 내렸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도 산업용 도시가스(-2.9%) 등이 내려 0.1% 하락했다. 공산품은 전월 대비 보합을 나타냈고 서비스는 0.1% 올랐다.
세부 품목으로 보면 배추(-45.3%)와 참외(-28.1%), 고등어(-39.7%), 게(-12.7%), 휘발유(-4.4%) 등의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이에 반해 돼지고기(12.4%)와 맛김(5.3%), 플래시메모리(2.6%) 등은 올랐다.
최근 폭우 피해로 채소·과일값이 급등하면서 7월 생산자물가는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7월 생산자물가에 (가격) 상승세가 반영될 텐데, 그 정도와 폭은 지나봐야 알 수 있다”며 “기후가 계속 이렇게 안 좋다면 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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