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다대기 등을 섞어 진짜 고춧가루로 둔갑시켜 유통한 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농약이 검출된 중국산 건고추를 보따리상에게 구입해 만드는 등 가짜 고춧가루는 841t, 103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춧가루와 중국산 다대기, 고추씨 분말을 혼합한 향신료조제품을 건고추 100%의 고춧가루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11개 업체와 대표 등 17명을 ‘식품위생법’ 및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1명은 구속상태로, 나머지 16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향신료조제품을 고춧가루로 속여 판매한 A업체를 적발한 후 유사한 불법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해,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저가로 판매되는 고춧가루를 조사해 10개 업체를 추가로 적발, 수사에 착수했다.
전체 40개 업체(45건) 가운데 10개업체(12건) 제품에서 양파, 무, 마늘 유전자가 검출됐다. 진짜 고춧가루가 아니라 다대기 등이 들어간 가짜였던 셈이다.
A업체는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2년 6개월간 원가 절감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자 가격이 비싼 고추 대신 저가의 중국산 다대기와 고추씨 분말을 섞어 가짜 고춧가루를 만든 후 제품에 ‘고춧가루’, ‘건고추 100%’ 등 허위표시를 하여 약 557t, 80억원 상당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로 적발된 10개 업체도 지난해 국내외 건고추 가격이 급등하자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A업체와 같은 방법으로 제조한 가짜 고춧가루를 284t, 23억원 상당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A업체는 수입신고하지 않은 중국산 압축 건고추를 일명 보따리상을 통해 매집해 사용했고, 검사결과 국내에서 고추에 사용할 수 없는 식물생장촉진용 농약인 클로르메쾃이 기준치의 2배 가량 검출됐다. 이들은 클로르메쾃을 여행자 수화물로 반입해 검사를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A업체가 수사 받는 중에도 폐기명령 받은 중국산 압축 건고추 1.4t을 다시 사용하기 위해 관할관청에 폐기한 것처럼 허위 보고한 뒤 폐기업자에게 350만원을 주고 빼돌린 사실을 추가로 확인해 전량 폐기 조치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고의·악의적인 불법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고 안전한 식품이 국민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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