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여왕 ‘왕관의 무게’… “지면 끝, 조금 숨 막혀” [파리 2024]

배드민턴 8강 진출 안세영

조별 예선 2차전서 佛 선수 완파
무결점 경기 펼쳐 다음 경기 주목

남·여 복식은 4강 문턱에서 좌절
‘女 복식 노메달’ 2012년 이후 처음

왕관을 쓰려는 자는 세계 최강일지라도 역시 부담감을 피할 수 없었다. 세계 랭킹 1위의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조금 숨이 막힌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이런 부담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극복 중인 안세영은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에 올라 금빛 스매시를 준비하고 있다.

‘셔틀콕 여제’ 안세영이 지난달 28일 여자 단식 조별 예선 1차전에서 승리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파리=뉴스1

안세영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펼쳐진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조별 예선 2차전에서 치쉐페이(프랑스·53위)를 2-0(21-5 21-7)으로 완파했다. 안세영은 조별 예선에서 2승 무패로 16강에 진출했고, 대회 1번 시드를 받아 부전승으로 8강에 무혈입성했다.

대회가 진행될수록 안세영의 어깨는 무거워지고 있다. 안세영은 이날 승리 뒤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고, 지면 끝이라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좀 숨도 막힌다”고 털어놨다. 안세영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실수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부터 하고 있으니 몸이 굳고 되던 것도 안 되더라”고 덧붙였다.

안세영이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예선 프랑스 취셰페이를 2-0으로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세영(1위)이 지난 7월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조별 예선 A조 2차전에서 치쉐페이(53위·프랑스)와 경기하고 있다. AP뉴시스

안세영(1위)이 지난 7월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조별 예선 A조 2차전에서 치쉐페이(53위·프랑스)와 경기하고 있다. AP뉴시스

하지만 안세영의 스매시는 점차 강렬해지고 있다. 안세영은 불안한 경기력을 노출한 조별 예선 첫 경기와 달리 이날 2차전서 무결점의 경기 운영을 보여 최강자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8강에서 안세영은 ‘라이벌’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수파니다 카테통(태국)의 16강전 승자와 맞붙는다.

다만 한국 배드민턴 남·여 복식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세계랭킹 2위 백하나·이소희 조는 1일 열린 여자 복식 8강전에서 중국의 류성수·탄닝 조(세계 3위)에 0-2로 졌다. 김소영·공희영 조 역시 말레이시아의 펄리 탄·티나 무랄리타란(세계 12위) 조에게 0-2로 패했다. 한국 배드민턴이 올림픽 여자 복식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2012 런던 대회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열린 남자복식 8강에서도 서승재·강민혁 조가 덴마크의 김 아스트럽·안데르스 라스무센 조에 0-2로 석패했다.

장한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