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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에 경배… 이게 바로 올림픽 정신 [파리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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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06 20:21:56 수정 : 2024-08-06 2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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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 바일스, 3관왕으로 마무리

주종목 마루서 잇단 실수로 銀 그쳐
金 딴 안드라지 위해 특별 세리머니
“1∼3위 모두 흑인, 무척 즐거운 일”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의 극진한 예우를 받다니!”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마루 운동 시상식에서 헤베카 안드라지(25·브라질)는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가장 높은 1위 단상에 올랐다.

미국 시몬 바일스(왼쪽)와 조던 차일스(오른쪽)가 5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에서 우승한 브라질 헤베카 안드라지를 축하해 주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안드라지의 양옆으로는 은메달을 딴 ‘체조의 신’ 시몬 바일스(27)와 동메달의 조던 차일스(23·이상 미국)가 한쪽 무릎을 굽혀 앉은 뒤 허리와 머리를 숙이고, 양손은 쭉 뻗어 마치 그를 ‘경배’하는 자세를 취했다.

직전 결선 경기에서 흔치 않은 실수를 범해 목표했던 5관왕에 오르지 못한 바일스가 경쟁자였던 그를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에 지켜보던 이들의 칭찬이 쏟아졌다.

바일스는 세리머니의 의미에 대해 “흑인 선수가 모두 시상대에 오른 일이 무척 즐거웠다”며 “차일스가 저에게 ‘우리가 고개를 숙이는 게 어떨까?’라고 말해서 ‘그러자!’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올림픽 체조 종목에서 남녀 선수를 통틀어 흑인 선수 3명이 1~3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드라지는 “그들이 너무 귀여웠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저에게 이런 행동을 보여줬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안드라지는 이날 마루 운동 결선에서 14.166점을 따내 바일스(14.133점)와 조던 차일스(13.766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바일스는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3관왕으로 이번 올림픽을 마감했다. 바일스는 평균대 결선에서는 발을 헛디뎌 바닥에 떨어지는 실수를 했고, 주종목인 마루 운동 결선에서도 경기장 라인을 두 번 밟으면서 0.6점을 감점당해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바일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 운동 4개 종목을 석권한 바 있다.

142㎝의 작은 키에도 엄청난 탄력과 고난도 기술을 가진 바일스는 흔히 체조 선수의 ‘전성기’라 불리는 20대 초반이 지난 나이에도 체조 절대 강자로 10년 넘게 군림 중이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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