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대표팀 여자 57kg급의 김유진(23·울산광역시체육회)이 세계랭킹 1위를 누르고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국 태권도 여자 57kg급 선수가 올림픽에서 결승 무대에 오른 것은 2008 베이징의 임수정 이후 16년 만이다.
세계랭킹 24위의 김유진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 준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의 뤄쭝스(중국)를 라운드 점수 2-1(7-0 1-7 10-3)로 꺾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국 태권도의 여자 57kg급은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에 처음 채택된 2000 시드니의 정재은을 비롯해 2004 아테네의 장지원, 2008 베이징 임수정까지 3연속 금메달을 배출한 체급이다. 그러나 이후에는 금메달은 물론 은,동메달도 따낸 바 없다.
김유진은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4시37분 금메달 획득을 위한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결승 상대는 세계 랭킹 2위인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다. 전날 남자 58㎏급에서 박태준(20·경희대)이 금메달을 딴 한국 태권도는 이틀 연속 금빛 낭보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경기 후 김유진은 “정말 많이 훈련했다. 이제 나를 믿고 가자는 생각뿐”이라고 결승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유진이 꺾은 뤄쭝스는 이 체급 세계 최강자로 꼽히는 선수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자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올림픽 직전인 지난 6월까지 집계한 랭킹에서 2위 키야니찬데(435.77)를 압도적 격차로 따돌리고 1위(랭킹 포인트 570.04)를 달렸다. 아시안게임뿐 아니라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모두 우승한 뤄쭝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따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룰 수 있었지만, 김유진의 '돌풍'에 고배를 마셨다.
김유진은 16강전에서 하티제 일귄(튀르키예·5위), 8강전에서 스카일러 박(캐나다·4위)에 이어 준결승에서 뤄쭝스까지 꺾으며 이변을 이어갔다.
김유진은 대표팀 동료 WT 랭킹 5위 안에 든 박태준(경희대·5위), 서건우(한국체대), 이다빈(서울특별시청·이상 4위)과 달리 대한태권도협회 내부 선발전-대륙별선발전 등을 추가로 거쳐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다. 지난 3월 중국 타이안에서 열린 아시아 선발전 4강에서 줄리맘(캄보디아)을 꺾고 체급별 상위 2명에게 주는 파리행 티켓을 받았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