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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통(이영주 지음, 좋은땅, 1만원)=2018년 12월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김용균씨가 태안화력발전소 석탄 이송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현장에서 숨졌다. 이 사고는 다시금 국내 산업 현장의 안전 문제를 조명하게 했지만, 지금도 산재 사망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책은 노동자와 취약계층 대상 안전교육을 해온 저자가 김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국민 안전을 위한 책을 쓰기로 결심하고 5년 반 동안 집필했다.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안전 규칙을 에세이 형식으로 친근하게 풀어냈다.

피와 철(카차 호이어 지음, 이현정 옮김, 마르코폴로, 2만5000원)=독일 제국의 흥망성쇠를 다뤘다. 동독 출신의 역사학자인 저자는 갈등에 뿌리를 둔 독일 제국이 필멸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통합을 위해 갈등 요소를 끊임없이 만들었던 비스마르크와 빌헬름 2세의 책략은 장기적으로 독에 가까웠다. “독일 제국을 무너뜨린 것은 민주주의나 사회주의의 비전이 아니다. 독일 국민이나 연합군도 아니다. 이 체제는 처음부터 결함이 있었고, 박애가 아니라 전쟁의 토대 위에 세워졌기에 붕괴했다.”

김철과 한국의 사회민주주의(이만열·신광영 등 지음, 해냄출판사, 2만5000원)= 당산 김철은 몽양 여운형, 죽산 조봉암에 이어 한국 진보정치사의 맥을 이은 혁신계의 대표 정치가이자 사상가였다. 그는 민족주의자로서 주권 신장과 통일운동에 앞장섰고, 민주주의자로서 독재 권력의 억압에 항거했으며, 사회주의자로서 노동자의 권익 옹호와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김철 서거 30주년을 맞아 정치, 경제, 통일, 노동, 국제관계 등에 관한 그의 사상과 발자취를 각 분야 연구자와 권위자들이 면밀하게 분석했다.

근대한국학의 뿌리와 갈래(육영수 지음, 돌베개, 2만3000원)=중앙대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는 저자가 19세기 한국에 진출한 서양 선교사, 식민지 시기 조선총독부와 일본인 학자, 조선 지식인의 ‘조선학’ 연구를 재구성했다. 책은 근대 한국학을 한국인의 고유한 관점으로만 보지 않는다. 한국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활발히 교환하던 기독교 선교사부터 일제강점기 때 펴낸 역사서 ‘조선사’ 등을 소개하며 한국학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두루 설명한다.

중국필패(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생각의힘, 3만3000원)=미국 MIT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중국·인도 연구센터 주임인 저자가 과거의 문명국가, 현대의 문제국가 중국을 읽는 새로운 접근법인 ‘EAST 공식’을 제안한다. 시험·독재·안정·기술 네 가지 주제의 머리글자를 딴 이 공식은 현대 중국을 존재하게 한 ‘국가 확장 공식’을 가리킨다. 587년 수나라에서 개발된 이후 오늘날 가오카오까지 이어진 ‘과거 제도 메커니즘’은 중국 사회를 지배하며 독재 체제 속에서 안정을 가능하게 했고 국가 주도 기술 발전을 촉진했다.

명상맛집(강민지 지음, 불광출판사, 2만원)=세계적으로 저명한 명상가들과 그들의 명상법을 비교 분석해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도전하면 좋을지 설명했다. 잭 콘필드, 타라 브랙, 앤디 퍼디컴 등 세계적으로 알려진 명상가들과 그들의 대표 명상법을 소개한다. 또 어떤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명상법을 실천하면 좋을지 알려준다.

전쟁은 일본인의 밥상을 어떻게 바꿨나(사이토 미나코 지음, 손지연 옮김, 소명출판, 1만7000원)=중일전쟁과 아시아태평양전쟁을 거치며 일본인의 먹거리 사정이 피폐해져 가는 과정을 담았다. 1937년 시작된 중일전쟁으로 흥아빵, 흥아건국빵으로 불린 빵 제조법이 전파됐다. 밀가루에 콩가루, 해초 분말, 생선, 채소 분말 등을 넣어 만든 찐빵이다. 비지밥, 무밥, 감자밥, 우동초밥 등도 개발됐다. 저자는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야 하는 이들이 오늘날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좌파의 우울(엔조 트라베르소 지음, 김주은·석민지·조형준 옮김, 새물결, 3만2000원)=1789년 프랑스혁명 이래로 좌파는 패배의 역사를 딛고 전진했다. 이 우울한 패배의 기록은 희망에 젖줄을 대고 있었다. “지금의 고난은 승리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역사가 엔조 트라베르소 미국 코넬대 교수는 이런 좌파의 패배와 우울함이 진정한 ‘멜랑콜리아’(우울)로 굳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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