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엠폭스(MPOX·옛 명칭원숭이두창) 경계 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파키스탄에서 관련 환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보건부가 밝혔다. 스웨덴에서는 아프리카 대륙 밖에서 처음으로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보건부는 이 환자가 최근 중동 한 국가에서 귀국했다고 발표했다. 이 환자가 새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해당 환자는 올해 들어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첫 엠폭스 환자다.
파키스탄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모든 육상 국경검문소와 공항 직원들에게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귀국자들 가운데 엠폭스 감염증상이 있으면 샘플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 환자의 증상은 현재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AP는 해당 환자가 중동의 어느 국가를 방문했는지 불분명하며 중동 지역에서는 새 변종 바이러스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웨덴에서는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가 15일(현지시간) 보고돼 유럽 내 변종 엠폭스 확산 우려가 불거졌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보건 당국은 “오늘(15일) 오후 스톡홀름에서 치료받던 사람이 엠폭스 바이러스 ‘하위 계통(Clade) 1b’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프리카 대륙 밖에서 하위 계통 1b 감염이 확인된 첫 번째 사례”라고 설명했다. 보건 당국은 이 환자가 “변종 엠폭스가 발병한 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하는 동안 감염됐다”며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웨덴은 엠폭스 환자를 안전하게 진단, 격리, 치료할 준비가 돼 있다”고 안심시켰다.
변종 엠폭스는 2022년 유행한 엠폭스보다 전파력과 치명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날 국제 보건 규약 긴급위원회를 열어 엠폭스에 대해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지난해 5월 엠폭스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PHEIC를 해제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던 엠폭스는 2022년 5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이 병에 걸리면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유럽과 미주 등지로 엠폭스가 번지자 WHO는 2022년 7월 PHEIC을 선언했다.
또 다른 하위 계통의 엠폭스는 아프리카에서 지난해 9월부터 확산 조짐을 보였다. 가장 확산이 빠른 곳은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올해에만 확진 사례 1만4479건, 사망 455명 등이 나왔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 55개국 가운데 최소 16개국에서 엠폭스가 발병했다.
변종 엠폭스가 확산하자 중국은 앞으로 6개월간 입국하는 사람과 물품을 대상으로 엠폭스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중국 세관 당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엠폭스가 발병한 곳에서 출발하거나 엠폭스환자와 접촉한 사람, 혹은 엠폭스 증상(두통, 요통, 근육통, 림프절 비대, 발진 등)을 보이는 사람은 중국에 입국할 때 이를 신고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또 엠폭스가 발병한 지역에서 온 운송 수단, 컨테이너, 화물 및 물품은 규정에 따라 소독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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