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사진 안 지워서 日수출 무산…유아용 쌀과자 업체 ‘돈쭐’

한 맘 카페에 올라온 올바름 제품 구매 인증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일본 수출 대가로 포장지 뒷면의 독도 사진과 글을 지우라는 조건을 거절한 전남 장성의 유아용 쌀과자 업체의 사연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의 주문 폭주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전남 장성군에 따르면 유아용 쌀과자 업체인 ‘올바름’은 자사 홈페이지 내 대부분 제품을 품절 상태로 전환했다.

업체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주문 급증으로 품절로 전환하게 됐고 주문 처리도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면서 “제품 배송이 일주일 이상 걸릴 수 있음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알렸다.

앞서 올바름은 지난 2021년부터 제품 뒷면에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문구와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 그림을 넣어 판매해 왔다.

그러던 중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지난해 12월부터 반년 가까이 수출을 논의해온 일본 바이어(상품 구매자) 측이 “거래하려면 포장지에서 독도를 지우라”는 의견을 밝혀왔던 것.

연 매출 15%에 달하는 수출 계약이 달려 있는 제안이었다. 회사가 대출금 상환과 불경기 등으로 경영난에 빠져 수출로 위기를 타개하려던 상황이었지만, 올바름 측은 독도 사진을 지우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한종 전남 장성군수가 장성군 업체 ‘올바름’을 찾아가 격려하고 있다. 장성군 제공

김정광 올바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많이 고심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일본 쪽 요구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고, 독도를 지우면서까지 수출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응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연은 언론 보도와 맘카페를 통해 퍼져나갔고, ‘눈 앞의 이익보다 국가의 자부심을 택한 기업을 도와주자’는 성원으로 이어졌다. 이에 올바름은 8·15 광복절이 있던 14~16일 사흘 동안 한달 치 평균 판매량을 넘어선 주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자체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지난 20일 올바름을 찾아 “이름 그대로 올바른 기업이 장성에 있어 자랑스럽다”라며 “군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