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도박으로 전 재산을 탕진하고 필리핀에서 노숙자 생활을 했던 개그맨 황기순(60)이 22년째 거리 모금을 통해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2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 따르면 사랑의열매 홍보대사인 개그맨 황기순과 가수 박상민이 제22회 ‘사랑더하기’ 거리 모금 성금 2767만6200 원을 사랑의열매에 전달했다.
황기순의 선행은 2002년 휠체어를 타고 전국을 일주해 모은 성금으로 휠체어 52대를 장애인 단체에 기부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그는 코로나19로 취소된 202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자전거 국토대장정과 길거리 재능기부 미니 콘서트 등 다양한 형식으로 이웃 돕기에 나섰다.
지난 18일부터 진행된 이번 모금에는 황기순과 박상민 외에도 노인의료나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배우 김성환, 가수 조항조, 진성, 진미령, 남궁옥분 등이 동참했다. 성금은 해외 장애아동 이동형 유모차 지원과 연말 연탄 나눔에 사용될 예정이다.
황기순은 “사랑더하기가 22회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취지에 공감하고 함께해준 동료들과 선뜻 손을 내밀어주신 시민들이 있어 가능했다”며 “20여 년을 넘게 이어온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모금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황기순은 1982년 MBC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해 “척 보면 앱니다” 등 유행어를 히트시키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1997년 필리핀으로 원정 도박을 떠났다가 파산하고 한동안 현지에서 노숙자 생활을 했다.
그는 정부의 해외 도박사범 사면 조치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귀국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개그맨 이봉원, 주병진 등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황기순은 도박중독 방지 캠페인에 앞장서 왔으며,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2005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