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28일 대형 태풍 ‘산산’이 상륙해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산산은 홍콩 등에서 흔하게 쓰이는 소녀의 애칭인데 이름과 달리 강력한 위력을 발휘 중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태풍이나 허리케인, 사이클론 등 열대·온대 폭풍에 이름을 붙이게 됐을까?
폭풍에 이름을 붙인 것은 20세기 초 호주 기상학자 클레멘트 레기가 시초라는 설이 유력하다. 그는 호주 정부가 자신을 기상청장으로 임명하지 않자 남반구에 발생하는 사이클론에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붙여 별명처럼 불렀고, 폭풍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연구와 자료관리 등에 유용하다는 것이 알려지며 이 문화가 기상학자들 사이에 일반화됐다. 1950년대 초반 미국의 국립허리케인센터가 공식적으로 열대성 저기압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여성처럼 부드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처음에는 여성의 이름을 붙였지만 성차별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며 1979년부터는 남성 이름도 도입됐고, 최근에는 동물과 식물 등의 이름도 쓰인다.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경우 1999년까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에서 정한 이름을 사용하다 2000년부터는 아시아·태평양 태풍위원회 14개 회원국이 10개씩 제출한 140개 이름을 순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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