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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1990년대 프랑스 항공사 닷소에 의해 개발된 라팔 전투기는 21세기 들어 프랑스 해군과 공군에 배치되며 프랑스군의 주력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해외 수출 실적은 좋지 않았다. 2002년 한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선정 당시 미국산 F-15에게 패한 것이 대표적이다. 2007년 모로코는 라팔 대신 미국산 F-16을 택했다. 모로코는 외교·안보 등 모든 면에서 프랑스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지금도 프랑스어가 널리 쓰이는 나라인 만큼 프랑스의 실망은 매우 컸다.

 

프랑스 해군 소속 라팔 전투기가 항공모함 갑판에서 이륙하고 있다. 프랑스산 전투기 라팔은 프랑스 외에도 8개국 공군이 이미 운영하고 있거나 앞으로 도입해 운영할 예정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그랬던 라팔이 몇 년 전부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까지 인도 이집트 카타르 그리스 크로아티아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등이 라팔을 이미 구매해 실전에 배치했거나 앞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라팔 수출로 프랑스가 거두는 수익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모든 나라에서 안보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투기는 단순한 무기 그 이상이다. 프랑스산 전투기를 이용한다는 것은 곧 프랑스와 군사동맹에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사 표명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라팔 수입국들의 면면을 보면 미국과 사이가 껄끄럽거나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지 않고 독자 노선을 추구하는 나라가 대부분이다. 라팔은 100% 프랑스 기술로 제작됐다. 기체는 프랑스 기업 닷소, 전자장비는 탈레스, 엔진은 사프란이 각각 담당한다. 이렇다 보니 고장이 나거나 부품이 부족할 때 미국에 도움을 청할 필요가 전혀 없다. 군대 운영과 관련해 미국의 간섭을 받고 싶어하지 않는 국가들 입장에선 매력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세르비아가 29일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12대 구매 계약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세르비아 국빈 방문에 맞춰 이뤄졌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라팔 클럽의 일원이 되어 기쁘다”며 “결단을 내려준 프랑스 대통령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세르비아 또한 미국과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들 중 하나다. 어느새 ‘라팔 클럽’이란 말까지 생겨난 것을 보니 라팔의 인기를 새삼 실감한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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