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 기세 한풀 꺾여…‘요아정’ 매출은 껑충
짧은 유행 주기에서 살아남을지 관심
최근의 외식업계는 디저트가 흐름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탕후루와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에 이어 두바이 초콜릿까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디저트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인기가 급격히 치솟은 디저트의 열풍이 빠르게 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커진다. 이는 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탕후루의 심상치 않은 하락세와 무관치 않다. 여기에 ‘넥스트 탕후루’로 불리며 디저트계를 주도하는 ‘요아정’도 같은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아닌지 의견도 분분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디저트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는 가운데, ‘요아정’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꾸준히 사랑받는 디저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구매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탕후루’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해 1월 1.8억원을 시작으로 점차 증가한 왕가탕후루 구매액은 같은해 8월 35.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하향곡선을 그렸고, 지난 7월에는 전년도 같은 달(32.5억원)보다 대폭 줄어든 4.1억원을 기록해 인기가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을 낳았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구매빅데이터는 전국 14~69세의 ‘일용소비재(Fast Moving Consumer Goods)’와 외식 소비지표 추정을 위해 설계된 2만명의 개인 소비 데이터를 말한다.
탕후루와 상반된 흐름을 보이는 ‘요아정’은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2억~5억원 안팎을 보인 구매액은 올해 2월 11.2억원으로 뛰어 올랐고, 지난 7월에는 무려 50억원 수준으로 상승해 전년도 같은 달(3.3억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눈에 띈다. 이는 왕가탕후루의 지난해 최고 구매액(8월·35.3억원)보다도 높은데, 개인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옵션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주요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요아정 픽(Pick)’, ‘요아정 꿀조합’ 등의 레시피가 공유되면서 ‘나만의 요아정’을 인증하는 것이 하나의 놀이 문화로 여겨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엠브레인은 설명했다.
창업 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눈에 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 통계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탕후루 가게 수는 190곳으로 지난해 72곳의 두 배를 넘겼다. 반면,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요아정 점포수는 지난해 166곳에서 298곳으로 급증했다. 아라치 치킨 등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삼화식품의 요아정 인수는 이러한 트렌드 변화를 예의주시한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됐다.
다만, 디저트 인기의 ‘반짝’ 유행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만큼 요아정이 지금의 인기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짧아진 유행 주기 속에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디저트가 다수 등장하고 있는 요즘, ‘요아정’이 스테디셀러로 자리할 수 있을지 다른 ‘넥스트 요아정’이 등장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특정 기업의 의뢰 없이 엠브레인의 자체 기획과 비용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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