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미술 장터이자 축제 ‘키아프’
해외 갤러리 74곳 포함 206곳서 참여
1세대 女조각가 김윤신 작품 등 앞세워
작가 스튜디오 방문 등 서비스도 강화
키아프와 함께 세 번째 장 여는 ‘프리즈’
가고시안 등 세계 정상급 갤러리 포진
마스터스 섹션에선 김환기 등 7명 조명
삼청동·한남동 갤러리들 심야 전시도
9월 첫 주, 서울이 미술의 도시로 변모한다. ‘키아프 서울(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24’와 ‘프리즈(Frieze) 서울 2024’가 4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함께 개막한다. 키아프는 8일까지, 프리즈는 7일까지 열린다.
2002년 한국화랑협회가 만든 키아프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품 장터다.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출범한 프리즈는 ‘아트바젤’과 세계 아트페어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기업이다. 유럽과 미국으로 장터를 넓혀오다 2022년 서울에 아시아 거점을 마련했다. 두 페어는 2022년부터 5년간 동시 개최를 협약하고, 올해 세 번째 장을 연다.
◆키아프 서울
국내 갤러리 132곳을 비롯해 총 206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3분의 1 이상이 해외 갤러리다.
메인 섹션인 ‘갤러리 섹션’에는 165개 갤러리가 부스를 내고 회화와 조각, 설치미술, 디지털 미디어 등 다양한 작품을 내놓는다.
국제갤러리는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을, 리안갤러리는 김택상의 ‘물’에서 ‘공간’으로 확장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학고재는 지근욱과 박광수 등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고, 아트스페이스3은 이피와 박미화의 혼합매체 작품을, 조현화랑은 안지산의 작품을 출품한다. 해외 갤러리로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알바란 부르다 갤러리가 덴마크 작가그룹 슈퍼플렉스의 작품을 전시한다.
‘솔로 섹션’에서는 14개 갤러리가 각각 한 작가의 작품을 개인전 형태로 선보이고, 운영 기간이 10년 미만인 신생 갤러리를 위한 ‘플러스 섹션’에서는 라흰이 오일을 사용해 기억의 모호함을 묘사한 김정인의 작품을 배치하는 등 27개 갤러리가 신진 작가 위주로 작품을 펼친다.
올해 가장 혁신적인 작품을 공개하는 특별전 ‘키아프 온사이트’는 국내외 작가 7팀을 소개한다. 주목할 만한 신진 작가를 조명하는 ‘키아프 하이라이트 어워드’에서는 최종 후보 작가 3인을 선정해 각 1000만원씩 창작 지원금을 수여한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고, 김윤신 등 작가 스튜디오 방문, 구하우스·아모레퍼시픽미술관 프라이빗 투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VIP 고객 서비스도 강화한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지난해보다 전시 공간을 넓혔지만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참가 갤러리 수를 줄였다”면서 “해외 갤러리의 참가 신청도 많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 양보다 질을 택했다”고 설명한다.
◆프리즈 서울
지난해 120여곳보다 소폭 감소한 국내외 110여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가고시안(거고지언)과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리만머핀, 리슨, 페이스, 타데우스 로팍 등 세계 정상급 갤러리 등 해외 갤러리가 주로 포진한다. 국내 갤러리로는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아라리오갤러리 등이 부스를 내고 이들과 판매경쟁을 벌인다.
가고시안은 9월 초 서울에서 개인전을 여는 데릭 애덤스를 비롯해 마우리치오 카텔란, 백남준 등의 작품을 풀어놓는다. 국제갤러리는 하종현, 권영우, 박서보 등 단색화 작가와 강서경, 이광호, 양혜규 작품으로 승부한다. 갤러리현대는 전준호의 신작을 내걸고, 페이스 갤러리는 이우환의 1980년대 회화 작품 등을, 아라리오 갤러리는 페미니스트 사진작가 박영숙을 조명한다. 리만머핀은 김윤신, 이불, 서도호, 성능경 등 한국 작가 4명의 작품을 들고나온다.
고미술품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주요 걸작을 소개하는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은 올해 아시아 갤러리들에 초점을 맞췄다. 우손 갤러리는 여성작가 이명미의 개인전을, 학고재는 변월룡, 정창섭, 김환기, 이준, 백남준, 박영하, 류경채 등 한국 작가 7명을 집중 거론한다. 프랑스 갤러리 미테랑은 니키 드 생팔의 1960년대 조각 작품을, 레정뤼미니르는 보석류와 중세 필사본을 공개한다.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한 LG OLED는 LG라운지에서 작가 서도호와 서을호 형제가 아버지 고(故) 서세옥 작가에게 헌정하는 특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예술적 유산을 기념하는 이들의 작품은 첨단 디지털 캔버스를 통해 생생하게 표현된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지난 2년간 영향력 있는, 수준 있는 컬렉터(수집가)들이 서울을 찾았고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귀띔한다.
한편 키아프와 프리즈 양측은 5년 동시 개최 계약이 끝나는 2027년 이후에도 동반 개최를 지속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황달성 회장은 “키아프의 해외 진출을 위해 내년 4월 프리즈가 운영하는 미국 시카고엑스포에 참가하기로 했다”면서 협력 체제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리 디렉터 역시 “양측 모두 이익이므로,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삼청동·한남동·청담동 갤러리 ‘나이트’
행사장 바깥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서울의 갤러리 밀집 지역인 삼청동과 한남동, 청담동에서는 아트페어 기간 늦은 밤까지 갤러리들이 문을 연다. 3일 ‘한남 나이트’에는 리움미술관, 4일 ‘삼청 나이트’에는 아트선재센터, 5일 ‘청담 나이트’에는 송은 등 미술관들도 참여한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는 22일까지 키아프 외부 전시가 펼쳐진다. 조현화랑, 조선화랑, 중정갤러리, 갤러리오로라, 리서울갤러리, 동원갤러리, 갤러리제이원, 갤러리윤, 갤러리가이아, 갤러리이마주 등 10개 갤러리가 70여개 작품을 전시한다.
글로벌 미술계 인사들과 국내 미술계 인사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프로그램도 5∼7일 코엑스 2층 스튜디오 159에서 진행된다. 클라라 킴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수석큐레이터, 최빛나 2025 하와이 트리엔날레 큐레이터 등이 참석한다. 토크 프로그램은 아트페어 입장권이 없어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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