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산이 폭발하면 화산재가 약 3시간 후 수도권에 도착해 철도 운행 정지 등 교통망이 마비되고, 송전설비가 고장나 광범위한 정전이 발생한다. 화산재 낙하가 약 2주간 이어질 경우 가나가와현, 야마니시현 등에는 30㎝ 이상, 도쿄 도심에도 10㎝ 정도 쌓인다. 제거해야 할 화산재 양은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폐기물의 약 10배에 달라하는 4억9000㎥을 넘는다.
2020년 일본 정부가 후지산 분화 시 직면할 것으로 예측한 최악의 상황이다. 분화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지만 이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걸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일본 기상청이 수도권에 대량의 화산재가 낙하하는 사태에 대비해 도입하기로 한 ‘광역 화산재 예보’ 시스템은 이런 고민의 산물이다.
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상청은 넓은 지역에서 장시간에 걸친 화산재 낙하를 예보하는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요미우리는 “후지산 분화로 최대 30㎝ 이상의 화산재가 쌓이면 주택 붕괴나 교통망 마비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보다 신속하게 방재 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한 목적”이라고 시스템 도입 결정 배경을 전했다. 지금도 화산재의 양, 낙하 지역을 예측하는 예보 시스템이 있지만 ‘1㎜ 이상’, ‘0.1∼1㎜’, ‘0.1㎜ 미만으로 구분돼 화산재가 수십 ㎝ 높이로 쌓이는 상황은 상정하지 않고 있다. 예보 기간도 최대 6시간 전까지다. 기상청이 구상 중인 새로운 예보 시스템은 화산재 양을 ‘30㎝ 이상’, ‘3㎝ 이상’, ‘미량 이상’ 3단계로 나눌 계획이다.
후지산은 과거 5600년간 평균 30년에 1번 정도 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707년 ‘호에이 분화’ 이후 약 300년간 분화가 없었다. 호에이 분화는 1707년 12월 16일 시작해 16일간 계속되었는 데 화산재가 지금의 도쿄인 에도에까지 날아와 쌓였다. 화산재 양은 17억㎥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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