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약을 먹어 출산한 조숙아를 방치한 채 노래방에 가 아이를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정훈)는 5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은 친모 A 씨(24)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27일 광주 주거지에 화장실에서 30주 가량된 미숙아를 출산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A 씨는 온라인에서 낙태약을 구매·복용했다.
A 씨는 출산 후 아이를 담요에 싸 집에 홀로 두고 자신이 근무하는 노래방에 갔다.
A 씨는 6시간 뒤 집으로 돌아와 아이가 숨진 것을 알았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다시 노래방으로 돌아가 9시간 가까이 피해자를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임신사실을 알고도 정기검진을 받지 않고 출산 이후 필요한 육아용품도 전혀 구입하지 않았다. 출산 후 양육 계획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아이에게 영양공급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임에도 방치해 유기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친모로서 피해자를 보호·양육할 책임이 있음에도 갓 태어난 피해자를 장시간 방치했다. 피고인은 노래방으로 떠나버렸고 지인들과 SNS로 친분 교류에 여념하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인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이 살인의 확정적 고의를 가지고 범행에 나아간 것이 아닌 조산을 하게 되자 사리분별 없이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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