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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오물풍선 기폭장치 공장화재 유발, 신종 ‘테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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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10 23:08:40 수정 : 2024-09-10 23: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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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대남 오물 풍선 (횡성=연합뉴스) 9일 오전 강원 횡성군 청일면 속실리 한 야산에 대남 오물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걸려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이날까지 소방 당국에 오물 풍선 관련 신고 52건이 들어왔다. 9월에는 6건으로 집계됐다. 2024.9.9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taetae@yna.co.kr/2024-09-09 10:04:39/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풍선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수도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3시20분쯤 김포국제공항 인근 공장에서 불이 나 1억원 넘는 재산 피해를 냈다. 소방당국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던 중 공장 지붕에서 오물풍선 기폭장치와 종이 잔해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 8일 불이 난 경기 파주 한 창고 현장에서도 비슷한 물체가 발견됐다. 7·8월에는 고양과 파주에서 오물풍선으로 인한 화재가 있었다고 한다. 인명 피해가 없어 다행이지만, 오물풍선을 활용한 방화는 신종 테러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이 잦은 도발에 우리 경계심이 느슨해진 틈을 타 오물풍선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북한은 지난 5월 말부터 총 17차례에 걸쳐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최근만 하더라도 4∼8일 닷새 연속 1250여개나 띄워 보냈다. 북한이 기상조건이나 풍선 크기, 개수, 이동물 무게 등에 따른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물풍선은 이미 대북 풍선 맞대응이나 조롱·모욕, 남남갈등을 노린 대남심리전을 넘어 전술적 무기로까지 진화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풍선을 만들어 테러나 군사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적의 풍향일 때 1차 이동한 뒤 GPS(위치정보시스템) 항법장치 등을 활용해 정밀 접근해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7월 10차 살포 때 오물풍선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 경내에 떨어진 것도 우연의 결과라고만 할 수 없다. 만에 하나라도 북한이 대량살상 화생물질을 오물풍선에 넣어 화학무기나 생물무기로 쓴다면 피해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바이러스 유전자를 조작하면 생물무기금지협약의 규제를 얼마든지 피해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잇단 오물풍선 살포를 더러운 도발쯤으로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북한이 미사일·핵 개발 등 도발 야욕을 절대로 꺾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권수립일(9·9절) 즈음에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한 연설을 통해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데 대한 핵 무력 건설 정책을 드팀없이(흔들림없이) 관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보도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전후해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의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최고의 안보태세를 갖추는 데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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