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특정 후보 논란으로 후보도 공약도 안 보여”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진보진영 후보들 사이에서 곽노현 예비후보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10월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곽노현 전 교육감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예비후보자 후원회를 개설했다”고 적었다.
곽 예비후보의 과거 당선 무효형 판결과 사후매수죄를 언급하면서는 “선거금 보전 비용 35억여원을 반납해야 했으나, 여전히 반납을 완료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곽 예비후보는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같은 진보진영 후보로 출마한 박명기 전 서울교대 교수에게 단일화 대가로 당선 이후 2억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고,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이 확정돼 교육감직을 잃었다.
당선 무효형으로 반납해야 하는 선거 보전금 35억원 중 5억원가량만 반납한 상태로 보선에 출마해 논란이 일었는데, 곽 예비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 나와 “갚아나가고 있고 죽을 때까지 그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곽 예비후보는 사후매수죄에 대해서도 “형용 모순의 죄목 적용”이라며 “선거가 다 끝난 마당에 매수할 후보가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받아쳤다.
김 위원장은 “뉴라이트 친일사관의 심판, 윤석열 정권의 교육정책 심판 등 이번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며 “곽 예비후보의 추징금 미납과 예비후보자 기탁금 납부 등 일반 시민이 공감할 수 없는 행위가 지속된다면, 민주진보진영 전체가 매도돼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곽 예비후보는 시민들의 소중한 후원금으로 선거운동을 할 게 아니라 추징금을 즉시 납부해 민주진보진영 승리를 위해 스스로 만든 흠결을 지우기를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진보진영의 다른 후보인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도 같은 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교육 관련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할 교육감 선거가 특정 후보의 자격 논란으로 인해 후보도 정책도 공약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이번 선거는 한 개인의 욕망이나 이익을 위한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곽노현 후보의 문제가 민주진보진영 후보 단일화에 큰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보선이 한달여 남은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합리적인 토론과 명확한 검증으로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 얘기다.
정 명예교수는 “우리는 조희연 전 교육감의 혁신교육을 잇는 진보교육의 승리를 위해 단결해야 한다”며 “진보진영 내부의 갈등과 소통 부재로 인해 단일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진보진영의 단일화 기구인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는 이날 후보 간 단일화 규칙을 확정했다.
경선은 1차와 2차로 나눠 진행한다. 1차에서는 추진위 가입 참여인단(만 14세 이상 서울 거주 시민)의 ‘1인 2표’ 행사를 통해 다득표한 4인을 컷오프 한다. 2차에서는 여론조사를 진행해 1차 참여인단 투표와 2차 여론조사를 50대 50으로 합산, 최종 단일화 후보를 정한다.
일부 후보는 1차 경선에서 ‘1인 4표’를 요구했지만 추진위의 ‘1인 2표’ 규칙 지정으로 후보간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진영에서는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그리고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도 예비후보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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