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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이치로가 내 앞에서”…안성재 셰프, 일식당 떠났던 이유 고백

입력 : 2024-09-24 17:12:11 수정 : 2024-09-24 17: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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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재 셰프(왼쪽), 스즈키 이치로 선수. 넷플릭스 유튜브 갈무리, EPA 연합뉴스

화재의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안성재 셰프가 과거 미국의 고급 일식당에서 일할 당시 일본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의 발언에 애국심을 자극받았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안 셰프는 지난해 12월 24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안성재 셰프의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레스토랑 ‘우라사와’에서 일했을 때 겪은 일화를 언급했다. 10대 때 미국에 이민 간 안 셰프는 미국의 고급 일식당 최초로 미쉐린 별을 받은 ‘우라사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안 셰프는 “한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보다 외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이 더 애국심이 강할 때가 있다”며 어렵게 들어간 우라사와를 떠나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2009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과 일본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이 열렸었다”면서 “결승전 전날 단골이었던 일본 스즈키 이치로 선수가 식당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치로는 내가 한국인인 걸 알고 있었고 나도 일본어를 조금 해 (이치로의 말을) 알아들었다”고 설명했다.

 

안 셰프는 “이치로가 엄청 심각한 얼굴로 앉아선 ‘두 번이나 한국 팀에 져 너무 기분이 나쁘다’고 하더라”며 “(이치로는) 사무라이 마인드가 대단한 사람인데 한국 대표팀을 향해 ‘다음 경기 때 죽여버리겠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분도 엄청난 승부사고 경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열이 받을 수 있으나 말을 좀 심하게 하니 기분이 안 좋더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때 일식당에 일하면서 일본 사람처럼 기모노를 입고 머리를 싹 민 채 게다(나막신)를 신고 또각또각 걸어 다녔다”며 “그런데 이치로와 그런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레스토랑이) 아무리 잘해도 이렇게는 일하기 싫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와중 안 셰프에게 때마침 기회가 왔다. 전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꼽히던 미쉐린 별 3개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의 한국인 총괄셰프가 이곳에 손님으로 온 것이다.

 

안 셰프는 “프렌치 런드리는 거기서 일하려고 전 세계에서 편지가 1000통이 오던 곳”이라면서 “제가 갈 수 없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거기서 일하는 한국 셰프가 제 앞에서 밥을 먹고는 ‘같이 하면 어떠냐’고 해 바로 갔다”며 웃었다.

 

안 셰프는 레스토랑 이름인 ‘모수’가 이민 가기 전 한국에서의 추억을 떠올려 만들어졌다고도 밝혔다. 그는 “손님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을 이름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민을 가기 전 코스모스가 뚜렷하게 제 머릿속에 남아 있다. 코스모스에서 (따온) 모수라는 세상에 없는 단어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셰프는 2015년 미국에서 레스토랑 ‘모수 샌프란시스코’를 개업해 8개월 만에 미쉐린 별 1개를 받았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2017년 용산구 한남동에 ‘모수 서울’을 차렸고 2023~2024년 국내 최연소 셰프로 미쉐린 별 3개를 받았다.


강나윤 온라인 뉴스 기자 k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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