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급성 맹장염에 걸린 10대가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2시간 동안 헤매다가 겨우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7시30분쯤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사는 A군이 갑자기 복통을 호소했다.
A군의 어머니는 A군을 데리고 집과 가까운 부산 강서구 명지동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을 찾았다가 ‘맹장염이 의심된다’는 소견과 함께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A군 어머니가 119 응급센터에 전화를 걸어 증상을 설명하며 병원을 수소문하자,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의 병원 한곳을 각각 안내했다.
A군의 어머니는 아들을 차에 태워 같은 날 오후 8시40분쯤 부산 해운대구의 한 병원 응급실을 먼저 찾았으나, 해당 병원에서는 “수술이 어렵다”며 환자 수용을 거부했다. 급한 마음에 119 응급센터로부터 소개받은 수영구에 있는 병원에 전화했으나, 이곳에서도 “청소년은 수술이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결국 A군의 어머니는 지인에게 수소문한 끝에 부산진구에 있는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같은 날 오후 9시37분쯤 해당 병원에 도착해 수술을 받았다. A군이 배가 아프다며 집을 나선지 꼭 2시간 만이었다.
A군의 어머니는 “아픈 아들을 데리고 부산의 서쪽과 동쪽을 오가는 동안 혹시 맹장염이 복막염으로 전이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다”며 “힘들게 수소문해 찾아간 병원마다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환자 수용을 거부했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의정 갈등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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