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한 차를 빼달라고 요구한 여성을 때려 갈비뼈를 부러뜨린 전직 보디빌더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A씨(39)는 지난해 5월 20일 오전 11시쯤 인천시 남동구 아파트 상가 주차장에서 30대 여성 B씨를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자신의 차량을 A씨 차량이 막고 있자 빼달라고 요구했다가 폭행당해 전치 6주의 병원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지난해 경찰 수사 당시 법원에서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지난 5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사건 발생 1년여만에 법정에서 구속됐다.
이 사건에 대해인천지법 형사항소2-1부(이수환 부장판사)는 27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39)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를 위해 1억원을 법원에 공탁했지만, 피해자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여전히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합의에 준할 정도로 피해 회복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양형 사정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량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건 현장에 함께 있던 A씨 아내도 지난해 공동상해 혐의로 함께 형사 입건됐지만 임신한 상태여서 경찰 조사를 받지 않다가 최근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최초 이들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여 쌍방폭행으로 사건을 조사했다.
당시 피해 여성이 경찰에 신고해달라는 외침이 녹음된 파일에는 피해자가 A씨에게 폭행을 당하던 중 “신고해주세요”라고 외쳤고, A씨의 아내 C씨는 “나 임신했는데 맞았다고 하면 돼”라고 말했다.
처음 이들은 주차 시비로 말다툼을 벌였는데, 이같은 C씨의 말을 들은 A씨가 B씨를 폭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C씨는 처음 폭행을 말리지 않다가 그 정도가 심해지자 남편을 말렸다. 하지만 A씨의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B씨가 주차장을 막고 있는 A씨 차량 탓에 자신의 차량이 이동할 수 없게 되자 차량에 적혀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 이동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대화로 쉽게 풀어갈 수 있던 문제를 서로 언성을 높이고 싸우다 결국 폭행으로 이어진 안타까운 사건이다.
한편 전직 보디빌더인 A씨는 사건 발생 후 운영하던 체육관을 폐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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