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에도 한참 못 미쳐
울릉 0.03% 최저… 안동 0.1% 안돼
거액 예치하고도 권리 행사 못해
“행안부, 금고 이율 점검해야” 지적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금융기관에 예치한 108조원의 이자율이 2%대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인 3.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북 울릉군과 안동시는 이자율이 0.1%도 안 돼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낮았다.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43개 광역·기초자치단체별 금고에 예치된 현금성 자산은 108조5887만원이었다. 여기에 대비해 이자수입은 2조5207만원에 그쳐 평균 이자율이 2.32%에 불과했다.
이자율 구간별 지자체 금고 현황을 보면 △0.1% 미만 2개 △0.1~1.0% 7개 △1.0~3.0% 187개 △3.0~3.5% 24개 △3.5% 이상 23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예금은행 저축 시 수신금리가 3.7% 수준임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지자체가 거액의 세입을 예치하고도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전국에서 이자율이 가장 낮은 기초단체는 경북 울릉군으로 0.03%에 그쳤다. 이자 수익은 5907만원이었다. 이어 경북 안동시(0.09%), 경기 과천시(0.48%), 경기 광주시(0.49%), 충남 계룡시(0.8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자율이 가장 높은 기초단체는 충남 서천군으로 6.92%였다. 가장 낮은 울릉군과 6.89%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이어 부산 해운대구(6.71%), 전남 여수시(5.39%), 서울 강남구(5.36%), 경기 이천시(5.18%)가 상위 이자율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광역단체 중 이자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세종으로 0.89%에 불과했다. 이어 대전(1.42%), 경북(1.76%), 대구(1.79%), 울산(1.98%) 등의 순이었다. 반면 이자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3.53%)였다. 서울(3.42%), 광주(2.72%), 전남(2.54%) 등이 뒤를 이었다.
금고 예치금리 현황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과 금고업무 취급 약정서(비밀유지 협약) 등을 근거로 지자체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 의원은 행안부가 제출한 지자체별 현금·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 공공예금이자수입 내역을 토대로 금리를 추정해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지자체가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세입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며 “행안부는 금고 이율이 적정한 수준인지 점검하고 지자체별 자금 운용에 대한 체계적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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