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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율에 맞춰 피고 지는 불꽃쇼… 가을밤을 홀린다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입력 : 2024-10-05 12:00:00 수정 : 2024-10-03 22: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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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불꽃축제 알고 봅시다

점화·발사·상승·개화 단계 거치는 불꽃
색상제 따라 다양한 ‘컬러 레시피’ 가능
나트륨은 노란색, 바륨은 초록색 만들어

2024년 韓·美·日 3개국이 자존심 건 대결
日은 공간예술·美는 자유와 꿈 담아내
韓 “역대 최대 불꽃으로 메시지 전할 것”

“달빛 가득한 10월의 밤을 함께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현장 성우의 잔잔한 내레이션을 시작으로 가요와 팝송 등 총 12곡과 어우러진 불꽃이 지난해 ‘서울세계불꽃축제 2023’에서 여의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그룹 데이식스의 ‘Feeling good’과 모튼 하켓의 ‘Can’t take my eyes off you’ 등을 배경노래 삼아 30여분간 터진 한국팀 불꽃은 100만 관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화그룹의 사회공헌활동인 이 불꽃축제는 오는 5일에도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다. 단순히 화약을 터뜨리는 것에서 나아가 음향 가미로 종합 예술이 된 불꽃축제 준비 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한화로부터 들어봤다.

지난해 ‘서울세계불꽃축제 2023’에서 밤하늘을 수놓았던 ㈜한화의 불꽃. ㈜한화 제공

◆점화에서 개화까지… 모양도 천차만별

불꽃은 ‘점화·발사·상승·개화’ 단계를 거친다. 점화와 발사 단계에서는 화약을 발사포에 넣어 쏘아 올린다. 일정 고도까지 상승하면 불꽃이 터지는 개화가 일어난다. 개화 고도에 따라 ‘타상(打像)불꽃’과 ‘장치(裝置)불꽃’으로 구분한다. 타상불꽃은 최소 100m 높이에서 개화하고 터지는 반경에 따라 450m 높이까지 화약이 상승한다. 지상에 설치한 장치에서 모양을 만드는 장치불꽃은 70m 높이 이하에서 개화한다.

화약에는 연소를 돕는 산화제, 불꽃 에너지원 역할을 하는 연료, 개화 시 불꽃 색깔을 만드는 색상제 등이 포함된다. 색상제에 따라 불꽃색도 다양하다. 스트론튬은 빨간색 불꽃을 만들고 나트륨과 바륨은 각각 노란색과 초록색 불꽃을 연출한다. 화약 안전성과 연소 온도, 발색 효율 등을 고려해 다양한 ‘불꽃 레시피’를 만들 수 있다.

개화 속도는 배경 선율에 따라서도 결정된다. 잔잔한 음악이 나올 때는 낙엽이 흩날리듯 상대적으로 천천히 터지고, 신나는 대목에서는 밤하늘을 가득 채울 듯 연거푸 불꽃을 쏘아 천둥 치는 분위기를 낸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가사마다 불꽃이 터지는 모양도 제각각이다. 데이식스 ‘Feeling good’의 가사 ‘기분 좋은 밤이야’가 지난해 축제에서 나왔을 때는 웃는 얼굴 모양 불꽃 10여발이 하늘을 수놓았고, 박효신 ‘야생화’를 배경으로는 붉은 꽃봉오리 모양 불꽃이 하늘을 장식해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모든 프로그램은 컴퓨터 신호로 작동하며, 한국팀은 매년 불꽃축제에 100억원가량을 투입한다.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어… 감동 메시지 전한다

㈜한화 글로벌부문 콘텐츠사업팀이 올해도 서울세계불꽃축제에 한국팀으로 나선다. 기획과 디자인, 설치, 발사, 안전관리 등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불꽃 모양 등을 디자인하는 ‘불꽃 디자이너’ 윤두연 차장을 필두로 팀원들이 머리를 맞댄다. 가을의 대표 이벤트지만 준비에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니 연중 눈코 뜰 새가 없다. 이전 해의 축제를 돌아보는 것으로 이들의 새해가 시작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올해의 슬로건은 다채로운 불꽃처럼 자신의 꿈을 그려가는 당신이라는 뜻의 ‘Light Up Your Dream’이다. 삶에서 스쳐 간 인생의 빛나는 순간을 떠올릴 기회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매년 다양한 국가의 불꽃 제조업체가 참가 의사를 밝히지만, 모든 팀이 함께할 수 없어서 연출력과 실행력 등 검토로 참가팀을 정한다. 국제 규모 불꽃 경연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팀에는 먼저 참가를 제안하기도 한다.

한·미·일 3개국이 올해 불꽃축제에 나선다. 첫 주자 일본팀은 다채로운 공간예술을 표현하고, 미국팀은 ‘캘리포니아를 꿈꾸며’를 주제로 ‘자유와 꿈’을 불꽃에 담는다. 마지막을 장식할 한국팀은 각종 희망 메시지가 담긴 불꽃쇼를 선보인다.

특히 역대 최대 크기 불꽃으로 멀리서도 많은 이들이 불꽃축제를 즐길 수 있게 한다는 한국팀 각오다. 글자와 숫자를 활용한 불꽃으로 스토리를 전달하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연상케 하는 원효대교 장치불꽃 연출도 더욱 웅장하게 펼칠 예정이다. 윤 차장은 “가을바람이 불면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 만큼 대한민국의 대표 가을 축제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불꽃을 통해 전해지는 감동의 메시지를 느껴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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