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아동 현금 지원 확대 강조
경제 침체·마약 등 난제도 산적
남성 우월주의 성향이 강한 ‘마초 사회’ 멕시코의 첫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1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갖고 6년 임기를 시작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도 멕시코시티의 연방 하원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헌법상 대통령직 이양을 의미하는 어깨띠를 넘겨받는 의식을 진행했다. 어깨띠는 이피헤니아 마르티네스 하원 의장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아 전달됐다. 취임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중남미, 아프리카 국가 대통령 등 100명이 넘는 외빈이 참석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우리 여성은 사상 처음으로 아름다운 국가의 운명을 이끌게 됐다”며 “멕시코는 이제 변화, 여성, 정의를 위한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을 강조했다. 이어 “신자유주의 신화는 무너졌고, 우리는 변혁을 통해 더 융성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멕시코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지지자들은 대통령을 뜻하는 여성 명사인 “프레시덴타”를 외치며 취임을 축하했다.
멕시코 헌정 200년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탄생으로 취임식 열기는 뜨거웠지만 셰인바움 대통령 앞에는 경제 침체, 여성 겨냥 폭력 증가, 마약 카르텔 등 여러 난제가 산적해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셰인바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휘발유와 식품 가격 제한, 여성과 아동을 위한 현금 지원 확대, 마약 카르텔 해결 등을 강조했다.
1962년 유대계 과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국립자치대에서 에너지공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과학자 출신이다. 2000년 오브라도르 정권에서 환경장관을 맡은 그는 2011년 현 집권당인 ‘모레나(MORENA)’ 창당 주역으로 참여했으며 2018년 멕시코시티의 최초 여성 시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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