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돈 갚아" 말다툼 끝 채무자를 결국…징역 15년

말다툼 이후 채무자 목 졸라 살해한 혐의
1심 징역 15년…보호관찰·부착명령은 기각
法 "1200만원 때문에 사람 살해해야 했나"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5년 전 "빌려준 돈을 갚으라"며 말다툼을 하던 중 채무자를 살해한 6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김상연)는 이날 오후 살인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의 남성 A(69) 씨에 대한 선고기일을 진행한 뒤 그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A 씨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기각했다.

A 씨는 지난 1월11일 영등포구 대림동에 한 빌라에서 피해자 B 씨와 채무 관계로 말다툼을 벌이다 B 씨의 목을 졸라 경부 압박질식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지난 2018년 A 씨에게 1200만 원을 빌린 B 씨는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져 A 씨에게 채무 변제를 요구하던 중 다툼이 벌어져 범행을 저질렀다.

B 씨의 딸이 사건 발생 약 20일 만에 사망한 B 씨를 발견하고 신고했고, 경찰은 지난 3월 A 씨를 충남 서산의 노상에서 검거했다.

재판부는 "인간 생명은 개인이 가진 존엄한 가치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인데, 살인죄는 그 존귀한 가치를 침해한 것으로 달리 피해를 보상할 방법이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과 피해자는 1999년 중국에서 알게 됐고, 2018년에 대한민국에서 다시 만났다. 이후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밥을 차려주는 등 친절을 베풀었으나 피고인은 피해자가 1200만 원의 채무를 변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5분간 목을 졸라 살해했으며, 피해자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는데도 30분간 아무런 구호조치도 하지 않았다. 1200만 원 때문에 사람을 살해할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도 "말다툼 도중 우발적 범행이었던 걸로 보이는 점과 이 사건 범행 이전 국내에서의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도 그 시신을 방에 방치하고 일상생활을 지속했다"며 "피해자 유족은 현재까지도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징역 20년을 구형한 바 있다.

고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