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는 연일 배후설… 역공 나서
“김대남 개인 일탈? 변호인 같은 말”
金여사 리스크도 차별화 행보 예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가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공격 사주’ 의혹을 연일 직격하며 당내 기강 잡기에 나섰다. ‘개인의 일탈’이란 친윤(친윤석열)계 반응에도 물러서지 않고 배후설을 제기하는 등 비판 강도를 높이며 여권 내 주도권 싸움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8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당원이던 김대남씨와 국민의힘을 극단적으로 음해해 온 유튜버 등의 공격 사주 공작이 계속 드러나는 걸 보면서 당 대표로서 당원들과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그런 공작들에도 불구하고 당원들과 국민들께서 압도적으로 (저를) 선택해 맡겨주셨다. 잘하겠다”고 적었다.
김 전 행정관은 7·23 전당대회 당시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측에 ‘한 대표가 총선 여론조사 당비를 이용해 자신의 대선 인지도 여론조사를 했다’는 정보를 주면서 한 대표를 공격할 것을 주문했다는 내용의 녹취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그는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대표를) 치면 (김건희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녹취록 파문이 커지자 친한계 인사들은 ‘배후설’로 역공에 나섰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런 정도의 것을 김대남씨가 혼자 생각하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은 남아 있다”며 “(김씨가 나경원 의원 캠프에) 어떻게 가게 됐는지, 왜 다른 후보(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가 토론 과정에서 그런 문제(한 대표의 이미지 조사)를 우연치 않게 제기했는지에 대해 시기적으로나 내용상으로 조사해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SBS 라디오에서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김대남씨가 좌파 공작원과 내통해서 우파의 리더를 모해하려고 기도했던 일종의 진영 범죄”라며 “개인 일탈인데 자꾸만 키우냐는 건 김씨의 변호인 역할을 하는 듯한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배후설을 두고는 “여러 가지 정황, 비슷한 시점에 여러 사람이 비슷한 목소리를 낸 것만큼은 분명하다”며 “그들 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한 번 들여다봐야 된다”고 했다.
다만 이날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한 대표의 여론조사 관련 내용을 당 내 친윤성향 원외 인사 중심 모임인 ‘투게더 포럼’에서 들은 내용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또 ‘김건희 리스크’에 “때가 되면 행동할 것”이라는 입장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더 강력한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는 야당의 움직임 속에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과의 차별화 수위를 높이며 주도권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데도 우리가 방탄을 할 순 없지 않겠나”라며 “한 대표가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가 지난 6일과 7일 친한계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잇단 ‘식사 정치’를 하며 세몰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전대에서 한 대표와 경쟁한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대표가 자신을 ‘믿고 따라달라’ 당부하며 당정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하는데, 정작 코앞으로 다가온 10·16 재보궐 선거에 대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며 “지금은 대통령 탄핵에 불을 붙이는 야당에 맞서 당이 하나로 뭉쳐 총력 대응해야 할 때”라고 썼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