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사채 써서 돈 필요”…교사·학부모에 2억 넘게 빌려 안 갚은 어린이집 원장

피해금 최소 2억5000만원 사기 혐의 피소

“잘못 인정해…다 변제하고 책임도 지겠다”

한 민간어린이집 원장이 교사와 학부모 등에게서 2억원 넘게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8일 경찰에 따르면 세종시 소재 A어린이집에 원장으로 고용돼 근무하던 B씨는 2019년부터 교사 등으로부터 수차례 돈을 빌려 갔지만 대부분 갚지 않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경찰에 접수된 고소장은 3건으로, 피해 금액은 2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뿐만 아니라 차량 기사, 학부모들까지 피해자는 최소 20명이 넘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A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피해자 C씨는 2019년부터 120차례 넘게 총 1억5000여만원을 B씨에게 빌려줬으나 빌려준 돈을 거의 받지 못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B씨는 '여동생이 사채를 써서 연대보증을 서줬는데 돈이 필요하다', '어린이집을 인수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아야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 '땅을 팔면 바로 대출이자까지 쳐서 돈을 갚을 테니 빌려달라'라며 여러 이유로 돈을 빌려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B씨는 연합뉴스에 "잘못을 인정하는 만큼 다 변제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가 전 원장 B씨에게 빌려준 돈 내역. 연합뉴스

논란이 커지자 B씨를 원장으로 고용해온 A어린이집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일로 어린이집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게 해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자녀분들을 믿고 맡겨주신 학부모님들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민원 신고를 접수한 세종시도 A어린이집에 대해 재무 회계 부분에 집중해 지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