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구광모 등 재계 축하 발길…박찬대·권영세·김종인 등 정치인 및 배우 정준호도 참석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 씨(33)가 미국 생활 중 만난 미 해병대 장교 케빈 황(34) 씨와 13일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찾아 축하했다.
삼성·LG·CJ·효성 등 그룹 총수 비롯 정·재계 인사 참석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민정 씨의 결혼식엔 양가 친인척, 재계 인사, SK그룹 계열사 경영진 등 하객 500여 명이 참석했다. 민정 씨의 결혼 상대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미 해병대 예비역 장교인 케빈 황 씨(34)다.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일찌감치 도착해 하객들을 맞았다. 예식은 주례 없이 신랑 케빈 황 씨와 신부 민정 씨가 결혼을 기념하는 각자의 메시지를 전하는 순서로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결혼식은 철통 보안 속에 진행됐다. 비스타 워커힐 웨딩홀 반경 100m 앞에 외부인 출입을 막는 입간판엔 '결혼식 참석자 차량 외에 진입 불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호텔 내부와 지하 주차장에서 웨딩홀로 향하는 길목도 마찬가지였다.
입구마다 내부를 엿볼 수 없도록 가림막까지 설치돼 차에서 내리는 인물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건물 안팎의 모든 입구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포진, 출입객의 신원을 꼼꼼히 살폈다.
오후 1시인 예식 시간이 다가오자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HS효성그룹 부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이 시차를 두고 건물 안으로 입장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초청장을 받았으나 사정상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인척 관계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참석했다. 외가인 고(故) 노태우 대통령의 아들 노재현 변호사도 결혼식 1시간 전인 오전 11시 55분쯤 식장을 찾았다.
정치권에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자리해 축하를 건넸으며 배우 정준호 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SK그룹 계열사 수장들도 얼굴을 내비쳤다. 낮 12시를 넘어서자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 장동현 SK에코플랜드 대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추형욱 SK E&S 대표, 지동섭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이석희 SK온 대표, 장용호 SK㈜ 대표 등이 식장에 들어섰다.
최신원 전 회장은 "(두 사람의 결혼으로) 행복하다. 얼마나 행복해 오늘"이라며 덕담을 건넸으며 결혼식이 끝난 이후에도 "(신랑·신부가) 행복해 보였다"고 전했다. 이석희 SK온 대표도 참석 전 '좋은 날'이라고 짧게 소감을 말했다.
최태원·노소영, 이혼 확정 후 첫 만남…결혼식 곳곳 軍 의식
특히 이날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혼 확정 후 처음으로 만났다. 재산분할이란 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상황과 별개로 자녀의 새출발을 위해 나란히 혼주석에 앉아 부모 역할을 함께 했다.
지난 5월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 1700만 원과 20억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이 재산 분할로 665억 원, 위자료로 1억 원을 인정한 금액 대비 20배 수준이다. 현재 최 회장이 재산분할 판결에 대한 상고를 제기해 대법원 심리를 앞두고 있다. 다만 양측은 재산분할을 제외한 '이혼한다'는 판결엔 동의한 만큼 사실상 이혼은 확정된 상태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한 언론사를 통해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 및 혼외 자식을 공개했다. 이전부터 별거 관계 등이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약 20년 만에 도장을 찍은 셈이다.
민정 씨의 예비 신랑인 중국계 미국인 케빈 황 씨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하고 미 해병대 장교로 복무했다. 2020년 약 1년간 평택 미군기지에서 주한미군으로 복무한 경력도 있다. 현재는 예비군으로 전환,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을 운영 중이며, 조만간 다시 현역으로 전환해 미 특수부대에서 근무할 예정이라고 한다.
민정 씨는 지난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했다. 2015년 청해부대 소속으로 아덴만에 파병된 데 이어 2016년에는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민정 씨와 케빈 황 씨는 미국에서 이웃 주민으로 살며 군 복무 경험이라는 공통점을 토대로 급속히 가까워지며 친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이날 결혼식장 한편에는 미군 전통 의식을 살린 '실종자 테이블'(Missing man table)이 마련되기도 했다. 이는 실종 또는 전사한 군인을 기리는 의미로 하얀 테이블 위에 장미, 레몬 한 조각, 촛불 등이 놓였다. 또한 결혼식 중 한미 전우를 위해 묵념을 하는 추모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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