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일인 16일 전국 2천404곳의 투표소에서 지역 일꾼을 뽑기 위한 유권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 선거가 없는 '미니 재보선'이지만, 총선 이후 여야에 대한 민심을 가늠하는 선거로 평가되면서 선거운동과 투표 열기도 달아올랐다.
백발 어르신부터 아기를 품에 안은 신혼부부까지 전국 4개 기초자치단체장(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 전남 영광·곡성군)과 서울시교육감을 뽑기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텃밭인 국민의힘 후보와 야권 단일화 후보가 격전을 벌이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투표소에는 이날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방문이 잇따랐다.
금정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긴 줄이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출근 전 투표를 하러 온 정장 차림 직장인들과 운동복을 입은 어르신들이 투표에 나섰다.
양모(30)씨는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아 중앙당에서 어떤 정책을 펼치고, 행보를 보였는지를 나름대로 판단해 이번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야권 후보간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진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구의 영광읍 영광공업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도 평일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가게 운영 시작을 한 시간 미루고 온 자영업자, 두 살배기 아기와 함께 온 신혼부부, 다리가 아픈 배우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온 백발의 남성 등 유권자들은 저마다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했다.
배우자의 손을 잡고 온 강모(84)씨는 "중간에 다시 군수를 뽑는 선거라 잘 뽑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왔다"며 "주민들에게 진정으로 희생·헌신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곡성군수 재선거 투표가 치러지는 전남 곡성군 겸면 문화센터 투표소에도 동이 트기 전부터 고령층 유권자들이 모여들었다.
곡성군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한 이송 버스에서 지팡이를 짚으며 힘겹게 내린 노인, 가족의 도움을 받아 이동한 장애인 등 유권자들은 지역 일꾼을 뽑기 위해 한 표를 행사했다.
강화군수를 뽑는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신문리 대안경로당 투표소도 오전부터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들이 찾으면서 활기를 띠었다.
유권자들은 1층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선거 사무원의 안내에 따라 투표용지를 받은 뒤 기표소에 들어가 지지 후보를 선택했다.
거동이 불편한 일부 유권자는 노인용 보행기나 지팡이에 몸을 의지했고, 일부는 가족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출근 전 서둘러 투표소를 방문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70)씨는 "가게를 열기 전 투표부터 하러 왔다"며 "편 가르기를 하지 않고 소상공인에게 차별 없이 혜택을 줄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위해 서울 곳곳에 마련된 투표소는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 속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출근 전 한 표를 행사하려고 마포구 아현동 투표소를 찾은 이우영(32)씨는 "아이가 있다 보니 교육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유도할 수 있는 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에서 만난 장현명(70)씨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언급하며 "그런 분들이 더 나올 수 있는 교육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일꾼을 뽑는 투표소에 유권자 발걸음이 뜸한 것을 보고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동대문구에서 만난 이모(49)씨는 "제가 볼 때는 (이번 선거가) 대통령 선거보다 더 중요하다"며 "투표하시는 분들도 좀 많이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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