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기중기' 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봉걸이 척추 협착증으로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안타까운 근황을 공개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이봉걸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키 205㎝ 장신에 황소 같은 힘을 자랑한 이봉걸은 한때 이만기를 쓰러뜨리고 10대 천하장사로 등극해 씨름계의 판도를 뒤집었다.
이봉걸은 "당시 천하장사 상금이 1500만 원이었다. 그때 2500만 원이면 아파트가 한 채였다. 상금으로 땅 사고 집도 지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38년이 지난 지금, 이봉걸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지팡이 없이는 걷지 못한다"며 "한 10m 이상 걸어가면 다리가 덜덜 떨려서 그냥 주저앉게 된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손도 떨려서 숟가락질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봉걸은 "몸에 근육이 자꾸 없어지니까 다리도 떨리고 손도 떨린다"고 씁쓸해했다.
특히 이봉걸은 허리 통증이 심한 탓에 매주 신경 주사를 맞아가며 버티고 있다고. 이봉걸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의사는 "수술을 여러 번 한 상태다. 척추 3, 4, 5번 쪽에 척추 협착증이 심하게 왔다. 역도, 씨름, 레슬링, 유도 등 힘을 많이 쓰는 사람들한테 척추 협착증이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이봉걸은 부와 명예를 모두 가졌으나 은퇴 후 사업하다 사기당하며 수십억 원대의 재산을 잃고 건강까지 안 좋아졌다고 한다.
이봉걸의 매제는 "내가 알기로 이용당한 것만 4번"이라며 "강원도에 호텔 짓는다고 한번 당하고, 경주에 아파트와 펜션 공사한다고 했을 때도 당했다. 그러다 보니 몸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봉걸의 동생 역시 "저렇게 되니까 가슴이 많이 아프다. 사기 쳤던 사람한테 또 사기당하더라"라며 "'오빠, 이 사람은 아니다'라고 했는데도 그 사람(사기꾼) 말을 믿고 또 당했다"고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이봉걸은 "은퇴 후 집에서 가만히 있는 돈만 까먹을 수 없지 않냐. 죽염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며 "근데 동업한 사람이 뒤통수 때리니까 한 방에 와르르 무너졌다. 다시 또 재기해서 돈이 좀 모이니까 가계 수표다, 어음이다 못 받아서 두 번째 자빠졌다"고 고백했다.
이어 "애들한테 미안하다. (내가 사기당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힘들게 살지 않았을 텐데"라며 "(미안해서) 누구한테 돈 달라는 소리 안 한다. 기초 연금 32만 원, 장애 수당 6만 원 등 총 40만 원으로 한 달을 산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들은 즐겁고 알차게 보내는 시간을 나는 허망하게 보냈다. 이제 앞으로 얼마나 살지 모르겠지만 허리나 쭉 펴고 살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뉴스1>뉴스1>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