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부장검사 2명 27일 임기 만료…尹 재가 안 하면 당연퇴직

공수처장 “채상병 수사 연속성 위해 검사 4명 연임 절실”
野 “공수처 검사 사표는 5일 만에 수리…尹, 수사 방해”

윤석열 대통령이 두 달 넘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 4명의 연임을 재가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동운 공수처장이 25일 “해병대 채 상병 수사외압 사건의 수사 연속성을 위해 해당 검사들의 연임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들의 임명을 재가하지 않을 경우 이들의 임기는 이틀 뒤인 27일 만료된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동운 공수처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 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질의에 “대통령의 임명권에 대해서 말씀드리긴 조심스럽다”면서도 “채 해병 사건의 수사 연속성 유지, 조직 안정, 신규 우수 인력 확보 차원에서 (오는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네 사람 연임이 절실한 사정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환 부장은 탁월한 리더십을 갖고 있고 차정현 수사기획관은 정의감과 추진력을 갖고 있다”며 “중요한 수사들에 있어서 굉장히 필요한 인력”이라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네 사람의 연임이 불발되면 공수처 검사는 몇 명이 되느냐’는 질문에 “11명 내지 13명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공수처는 지난 8월13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대환 수사4부 부장검사와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 수사3부 송영선·최문선 검사 등 4명의 연임을 추천했지만, 임명 권한을 가진 윤 대통령의 재가는 두 달 넘도록 나오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는 27일 임기 만료 전까지 대통령의 재가가 나오지 않으면 이들은 당연퇴직 처리된다. 이들의 임기 만료 후 윤 대통령이 재가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사진 자료. 유튜브 ‘국회방송’ 캡처 

이대환·차정현 부장검사는 윤 대통령이 연루된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 등을 수사 중이다. ‘고발 사주’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손준성 검사장에 대한 공소 유지 업무도 맡고 있다. 만약 이들이 퇴직하면 채상병 수사팀에는 평검사 1명만 남게 된다. 사실상 수사팀이 해체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공수처의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터져 나왔다. 장 의원은 “대통령이 관련 수사를 방해하고 공권력을 활용해 사적 보복을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윤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공수처 수사4부 윤상혁 검사의 사표를 5일 만에 재가한 반면, 지난 8월에 인사위원회가 의결한 검사 4명에 대한 연임안은 아직까지 재가되지 않고 있다”며 “채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 나서 특검을 얘기하겠다고 했는데 수사를 못하게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처·차장을 포함해 25명이지만 현원은 18명이다. 이 가운데 평검사 1명은 오는 27일 연임 없이 임기를 마칠 예정이고,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1명은 사직서가 수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모두 퇴직하고 이대환 부장 등 4명의 연임도 불발되면 현원이 정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11명으로 줄어든다.

유경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