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장·피부 등 ‘미니장기’ 생산
일부 재생치료제, 사람 투여 가능
오가노이드 기반 전문기업 목표
동남아 진출해 새 시장 구축 계획
“우리가 만드는 것은 일종의 ‘미니장기’입니다. 이를 손상 부위에 이식하면 손상된 장기가 재생됩니다.”
지난달 22일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만난 유종만(사진)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는 ‘오가노이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기술력은 미니장기 수준이지만 완전한 장기를 키우는 것도 향후 기술개발이 진전되면 가능하다고 유 대표는 말했다.
올해로 설립 6년째인 이 회사는 성체줄기세포를 사용한 오가노이드로 세포치료제를 생산하는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생산 가능한 오가노이드는 장, 피부, 뇌, 간, 침샘, 눈물샘, 망막 등 다양하다. 이 중 장이나 침샘을 활용한 재생치료제는 사람에게 투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한다.
현재 대부분 동물로 진행되는 약물평가도 오가노이드의 개발과 함께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동물 학대 논란이 없고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를 쓰는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신약개발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동물실험을 100% 대체할 때까지 오가노이드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쉬운 실험은 앞으로 3∼5년, 복잡한 것은 10년 정도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궁극적 목표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를 오가노이드 기반 바이오·헬스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오가노이드는 재생치료제, 약물평가뿐 아니라 정밀의료, 반려동물 식품, 헬스 등 활용될 수 있는 곳이 무궁무진하다고 유 대표는 설명했다.
2022년에는 연세 세브란스 병원과 합작해 포도테라퓨틱스라는 정밀의료 기업을 만들기도 했다.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어떤 약이 해당 환자에 더 잘 듣는지를 찾아내는 것으로 일종의 ‘약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짜여있는 바이오산업 구조는 향후 기업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오 관련 기술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필수적인데 여기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국내 바이오 벤처들이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내더라도 자금문제로 이를 글로벌 대기업에 팔 수밖에 없어 핵심 기술이 모두 해외로 넘어간다”며 “이것이 현재 제약 바이오 시장의 구조”라고 안타까워했다.
유 대표는 이를 피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바이오벤처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FDA 승인 대신 동남아 나라들과 손잡고 새롭게 바이오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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