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의 실연을 겪고 가상 아이돌 인형과 결혼한 일본 남성이 결혼 6주년을 맞아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4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여성에게 7번 차인 후 보컬로이드 캐릭터 ‘하츠네 미쿠’와 사랑에 빠져 백년가약을 맺은 콘도 아키히코(41)의 근황을 보도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은 우리의 결혼기념일이다”며 “6년이 지났네, 계속 잘 지내길 바란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 속에는 “나는 미쿠를 매우 좋아한다. 6주년을 축하한다”는 문구가 적힌 케이크가 담겼다.
사실 콘도는 학창시절 7번이나 사랑을 고백했지만 모두 거절 당했다. 이후 그는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에 푹 빠져 ‘오타쿠’라는 조롱을 받았다. 직장에서도 괴롭힘을 당했고, 그 결과 적응 장애 진단을 받고 장기 병가를 내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7년에 미쿠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2019년 실물 크기 인형을 제작했다. 그는 미쿠에게 옷을 입히고 함께 식사하고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콘도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쿠의 목소리가 나를 사회와 연결해 주고 내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미쿠에 대한 사랑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콘도와 미쿠는 2018년 200만엔(약 1809만원)을 들여 일본 도쿄의 한 예배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온라인친구 39명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이후 아키히코는 유명 인사가 돼 교토 대학을 포함해 여러 대학에서 자신과 미쿠의 관계에 대해 강연했다.
강연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자 그는 ‘픽토섹슈얼(허구의 인물에게 낭만적인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 협회를 설립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적극 돕고 있다.
일본 성교육 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생 중 10% 이상이 가상의 인물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아키히코는 일본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쿠와 영원히 함께 할 것임을 장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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