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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이틀 앞두고 '혈액암' 진단...기적 일어났다

입력 : 2024-11-14 11:08:18 수정 : 2024-11-14 11: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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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지원으로 특실 내 일반 시험장과 동일한 조건으로 진행
어려운 상황에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희망 이야기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여학생 가은이(가명)는 수능 이틀 전 기침이 멈추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 종격동 림프종, 혈액암이었다. 림프종은 국내 가장 흔한 혈액종양으로, 림프계 조직에 있는 림프구가 악성으로 변하는 종양이다.

 

 

올해 수능을 보고 외국어 교육에 특화된 대학교에 진학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던 가은이는 꿈을 포기해야 하는 위기에 놓였다. 감염 위험으로 외출은 단 하루만 허용되는데, 서울에서 집인 경상남도까지 다녀올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기회가 생겼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입원 특실 병실에 시험장을 마련한 것이다. 병동 UM 윤선희 간호사는 "'시험을 못 보면 희망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 딸의 뜻대로 시험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보호자의 얘기가 마음에 남았다. 수능시험에 임해야 이후 전반적인 치료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는 말에 몇 해 전에도 병원에서 수능을 치뤘던 환자가 있었다는 기억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병원은 교육청이 요구하는 기준에 충족하기 위해 수험생인 입원환자가 시험을 볼 독립된 병실 공간과 시험 감독관들이 시험 준비 및 대기할 수 있는 회의실과 휴게실이 있는 21층 특실을 준비하는 등 행정 절차를 진행했다.

 

의료진은 가은이가 수능 시험 후 바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절했다. 항암치료가 시작되면 신체적으로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수능 전까지는 최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주치의 혈액내과 민기준 교수는 “건강한 수험생도 수능시험은 큰 스트레스인데, 어려운 상황에도 꿈을 이루기 위해 시험에 도전하는 가은이를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가은이는 대학 입학 후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로 "대학교 축제에서 열리는 공연을 가보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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