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땐 경북 22개 시·군 공멸”
주민 1000명도 시위… 반발 본격화
“300만 목소리 외면 말라!”, “결사반대!”.
18일 오전 9시 경북 안동시청 대동관 앞마당에는 주민 1000여명이 몰려 “대구·경북 행정통합 반대”를 외쳤다. 경북도가 행정통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의견 청취를 하고자 연 세 번째 설명회로 북부권 주민을 대상으로 한 자리였다.
대구·경북행정통합 북부권 주민설명회가 시작되기 전 안동시와 예천군은 대동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행정통합 반대 목소리를 냈다. ‘경북대구행정통합 결사반대’라고 적힌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른 300여명은 “주민의견 무시하는 행정통합 절대 반대한다”고 외쳤다. 권기창 안동시장과 김학동 예천군수는 이 자리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행정통합을 진행하면 경북 북부권 소멸은 가속할 것”이라며 “경북 22개 시·군의 공멸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최윤환 경북대구행정통합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사지선다에 행정통합은 없다”면서 “행정통합을 막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파가 몰려 일대 교통정체가 빚어지자 설명회는 당초 계획보다 15분 늦게 시작됐다. 설명회가 시작되자 정성현 도 행정통합추진단장은 “행정통합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그간 불가피하게 행정통합이 급박하게 추진돼 왔는데 앞으로는 좀 더 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설명회가 이어지는 중간중간에는 “통합 반대”, “절대 반대”라는 주민 외침도 이어졌다.
‘통합은 없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50대 예천 주민 김모씨는 “10만 도시를 목표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도청 신도시는 도시계획 10년이 됐지만 인구가 2만명에 불과하고 개발도 지지부진하다”며 “통합안에 북부권 개발 계획이 대거 포함되더라도 나중에 손바닥 뒤집듯 여러 이유를 대며 취소할 수 있지 않냐”고 우려했다.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된 대구·경북행정통합은 극명한 견해차를 보였던 시와 도가 행정안전부와 지방시대위원회의 중재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양 시·도는 2026년 7월 통합을 목표로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 주민이 통합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특별법 통과를 위한 야당 설득도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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