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를 성추행해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박근형(61)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 교수가 책임을 통감해 학교를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8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교수는 전날 학교 내부망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저의 음주와 언행, 잘못된 행동으로 학교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학생 여러분들에게 깊은 상처와 고통을 드렸다”며 “책임을 통감하여 학교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한예종 관계자는 “(28일 오후 현재) 박 교수가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2003년 극단 골목길을 창단한 박 교수는 ‘경숙이, 경숙아버지’ ‘너무 놀라지 마라’ 등을 무대에 올린 연극계의 간판 연출가다. 2010년부터 한예종에서 극작과 연출을 가르치고 있다.
박 교수는 올해 5월 연출과 전공수업 수강생들과 식당에서 음주를 곁들인 식사를 하던 중 제자를 성추행해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한예종은 이달 20일 정직 3개월의 징계 기간을 마친 박 교수에 대해 ‘별도 명령 시까지 무기한 수업 배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한예종 연극원 학생들로 구성된 ‘P교수 성추행 사건과 음주 수업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박 교수가 음주 상태로 수업에 임하며 강의실 안팎에서 수강생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포함한 부적절한 발언을 수년간 일삼아왔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공대위는 이달 21일 서울 성북구 한예종 석관동캠퍼스 연극원 앞에서 박 교수 파면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학교 측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박 교수는 사과문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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