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씨 가족은 서울에 거주하는 평범한 가정이다. 아버지 김상호(52·가명)씨는 직장인으로, 흡연을 해오다 몇 년 전 금연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업무 스트레스와 회식 문화의 영향으로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는 “요즘 일이 많아지면서 스트레스를 줄일 방법을 찾다 보니 다시 담배에 손이 갔다”며 “주변 동료들 중에도 흡연을 재개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상호씨의 딸 김지은 씨(25·가명)는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 다니는 중이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처음 전자담배를 접했고, 이후 흡연을 습관화했다. 그는 “전자담배는 냄새도 적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흡연율이 남성 50대와 여성 20대를 중심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은 3일,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 2차년도(2023년) 결과를 발표하며 이러한 내용을 공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국민의 건강과 영양 상태를 파악해 정책 수립과 평가에 활용하기 위해 1998년부터 매년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신체활동, 영양, 만성질환 등을 조사하는 사업이다.
2023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현재 흡연율(일반담배 기준)은 남성 32.4%, 여성 6.3%로, 전년 대비 각각 2.4%포인트, 1.3%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2014년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던 남성 흡연율(43.2%→30.0%)이 반등한 결과이며, 여성 역시 2018년 7.5%를 기록한 이후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50대의 흡연율은 2022년 32.5%에서 2023년 42.1%로 9.6%포인트 급등했고, 여성 20대는 5.8%에서 12.1%로 6.3%포인트 증가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전자담배를 포함한 담배 제품 사용률도 남성 38.9%, 여성 8.3%로 전년 대비 각각 2.3%포인트, 1.1%포인트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흡연율 증가의 원인으로 담배 제품의 다양화와 새로운 흡연 형태의 확산을 꼽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흡연율이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데에는 액상형, 궐련형 전자담배와 같은 새로운 담배 제품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제품을 2·3중으로 병행 사용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냄새와 연기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 전자담배, 액상담배의 확산이 흡연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