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남성들은 주거 지원 확대를 꼽았다. 특히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주거 지원을 우선 꼽는 응답률이 높았다.
결혼시 ‘남성은 신혼집’, ‘여성은 혼수’를 마련한다는 오래된 생각과 수도권의 비싼 집값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앞선 9일 국민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설문한 결과 남성들은 ‘청년, 신혼부부의 주거 지원 확대’를 가장 많이 꼽았다.(31%)
이어 ‘육아휴직, 단축 근무 등 직장 문화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 응답이 24%로 뒤를 이었고, ‘아동수당 등 양육비 지원 확대’(14%), ‘어린이집·유치원 지원 등 보육 부담 완화’(11%) 등 순이었다.
이밖에도 ‘임신·출산 의료비 지원 확대’가 저출생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경우가 9%였다.
성별로 보면 ‘주거 지원 확대’를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꼽은 응답률은 남성(36%)이 여성(27%)보다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34%), 인천·경기(33%)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경우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출산을 주저하는 이유로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여성은 이런 부담에서 덜하다. 여성은 ‘직장 문화 환경 개선’(31%)을 저출생 문제 해결에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봤다.
한편 소득이 늘었지만 집값 상승폭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간 양극화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는데, 내년부터 대출심사가 강화돼 내 집 장만이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돈이 돈을 버는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10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4022만원으로 1년 전보다 2.5% 늘었다.
가구별로 금융자산 1억3378만원과 부동산 등 실물자산 4억644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금융자산은 전년보다 6.3% 올랐고, 실물자산은 1.3% 증가했다.
자산의 평균은 늘었지만 계층별 격차는 커졌다. 소득 5분위(상위 20%)의 자산은 전년보다 5.4% 증가했다. 4분위 역시 2.7% 늘었다. 그러나 3분위 이하 중저소득층은 오히려 감소했다. 1분위과 2분위는 각각 2%와 0.7% 줄었다. 3분위도 2.1% 감소했다.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0분위(상위 10%) 경우 금융소득 중에서 저축액이 많이 증가했고, 실물자산 중에서는 거주 주택 외 부동산 보유 증가분이 다른 분위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으로 비교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순자산 지니계수는 0.612로 전년 0.605보다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0과 1사이로 표현되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 한국 순자산 지니계수는 6년 연속 상승 중이다.
더 큰 문제는 계층별 소득 격차는 줄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산 격차가 확대된다는 점이다.
박 과장은 “2020년 전후로 부동산 값이 크게 오른 것이 누적적으로 작용해 소득 격차 완화를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며 “소위 ‘돈이 돈을 버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조사는 국민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6~7일 실시됐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100% 무선전화 인터뷰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여론조사 대상자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하는 방법으로 선정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응답률은 15.4%다.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가중(셀 가중)이 적용됐다. 이 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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