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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예약 취소?”… 전화벨 울릴 때마다 사장님들 가슴 '철렁'

입력 : 2024-12-12 15:17:48 수정 : 2024-12-12 18: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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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서울 강남구에서 한정식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줄줄이 취소된 예약 문자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줄어든데다 미리 예약했던 송년모임을 취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어서다. 김씨는 12일 “경기불황으로 그나마 연말 특수를 기대했는데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며 “카운터의 전화벨 소리가 울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고 하소연했다. 

 

12일 낮 대구시내 한 식당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유탄을 맞은 자영업자는 김씨 뿐이 아니다. 연말 단체 회식이나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연말 특수’는 물 건너갔다는 원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나서 “정부와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에서도 계획된 연말 행사 등을 그대로 진행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어수선한 시국으로 연말 분위기는 싸늘하다.  

 

대통령실 이전 이후 신흥 상권으로 떠올랐던 용산구 일대 분위기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는 “연말 특수를 기대했는데, 계엄 전보다 매출이 3분의 1이 줄었다”며 “계엄 선포 후로 예약돼 각종 모임의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편의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편의점주 이모 씨는 “손님이 다 어디 갔는지 절반으로 줄었다”며 “그 나마 찾는 고객들도 담배와 술만 찾는다”고 했다.

 

수많은 인파가 모이는 여의도 식당가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A한식당 관계자는 “탄핵 시위 참가자들은 밀려드는데 영업에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며 “12월 저녁 모임의 절반 가량이 취소됐다. 예약도 잘 안 들어온다”고 말했다.

 

불안한 시국 속에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국회의원과 국회 직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했다.

 

비상계엄 여파로 필수품 외에는 지갑을 닫는 소비 경향이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12월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이어져 전통적인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데 정치불안 여파로 대규모 매출 공백 발생이 우려된다.

 

A백화점 관계자는 “연말 특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요국들이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내리면서 여행 업계도 비상이다. 앞서 미국,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이 주한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주의를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 여행 주의’를 내렸다. 실제로 방한 예정이던 미국 국방장관도 방한을 보류했다. 카자흐스탄 국방장관은 방한을 취소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일행도 여행을 취소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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