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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불멸의 호르몬 외

입력 : 2024-12-14 06:00:00 수정 : 2024-12-12 21: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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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호르몬(안철우, 시공사, 3만3000원)=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를 이끌고 있는 저자가 사람의 생애 주기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을 설명한다. 주요 호르몬을 소개하고 이 호르몬들의 핵심 역할과 부족하거나 과할 때 발생하는 문제들을 알려준다. 저자는 호르몬과 밀접한 질병이 왔을 때야 부랴부랴 관리하면 너무 늦다며 건강할 때부터 호르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쟁 미시사: 일기를 통해 본 조선시대 전쟁의 이면(엄기석·김경태 등, 은행나무, 2만2000원)=한국국학진흥원 인문융합본부가 오랜 시간 민간에서 소장해온 일기와 편지 등의 사료를 발굴·번역해 한 해 동안 연구한 결과를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전쟁으로 혼란해진 조선에서 어떤 사회·제도적 변화가 일어났고 백성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 살펴본다. 조선은 전쟁에 대처하기 위해 정규 세목 외에 추가 비정규 세목을 만들어 세수를 늘렸다. 백성들은 이중의 부담을 져야 했다. 전후 복구비용과 증가한 외교비용 역시 별도 세목으로 추가 징수했다. 이런 추가 징수는 수십 년이나 이어졌다. 전쟁은 백성을 궁핍하게 만들고 사회불안을 초래했다. 불안은 이른 혼인으로 이어졌다.

 

국가론(밥 제솝, 지주형 옮김, 여문책, 3만3000원)=영국 랭커스터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이자 국가이론의 세계적 대가인 저자는 국가에 대한 경제주의적·도구주의적·기능주의적 관점 대신 ‘전략 관계적 접근법’에 따라 국가와 국가권력을 조망한다. 그에 따르면 국가와 국가권력의 관계는 네 가지 정도로 규정된다. △국가는 권력을 소유하지 않고 △국가 그 자체는 권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아니며 △권력 행사 주체는 개별적인 국가기관들을 움직일 수 있는 권한과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과 집단들이고 △국가권력이란 여러 다른 사회세력이 국가 장치에 대한 차별적인 접근권과 영향력을 통해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국가효과라는 것. 저자에 따르면 “국가권력이란 복합적인 사회적 관계이며, 그것은 특정한 국면 속에서 변동하는 사회세력의 균형을 반영한다”고.

 

파리의 수집가들(피에르 르탕, 이재형 옮김, 오프더레코드, 2만원)=20세기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열정적 수집가였던 피에르 르탕이 ‘수집하는 마음’을 기록한 회고록이다. 펜과 잉크로 정교하게 그린 70점의 일러스트를 함께 실었다. 전 루브르 박물관장인 피에르 로젠베르그, 애장품의 흔적만을 간직하고 있는 파산한 귀족, 영화와 패션계의 거장 등 여러 인물의 수집 취미를 글로 담고 수집가로서 자신의 행보도 끼워 넣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이종철, 보리출판사, 1만7000원)=2022년 9월 경북 포항을 강타한 태풍 힌남노를 주제로 한 만화다. 작가는 오랜만에 고향 포항을 찾아 자그마한 식당을 하는 부모님의 일손도 돕고, 오랜만에 동네 형을 만나 회포를 푼다. 평범한 일상은 힌남노가 불어닥치면서 산산이 깨진다. 낮은 지대에 있는 식당은 금세 물에 잠기고, 맞은편 건물 사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대피한다. 집 주변 하천인 냉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아파트 주차장이 물에 잠겼고, 인명 사고도 발생한다. 포항 시민들은 제각기 크고 작은 피해를 본다.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 깨끗한 물도 나오지 않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작가 가족은 힘겹게 복구를 시작한다. 아끼던 물건과 추억이 담긴 사진은 모두 망가졌지만, 부모님과 작가, 소식을 듣고 급히 고향으로 온 여동생까지 네 명이 단칸 숙소에 모여 잊고 지내던 옛 기억을 떠올린다.

 

기근 풍요 도덕(피터 싱어, 정환희 옮김, 필로소픽, 1만4500원)=눈앞에서 얕은 연못에 빠진 어린이를 새 구두가 더러워질까 봐 구하지 않는 것과 지구 반대편에 사는 난민에게 기부하지 않는 것 중 어느 편이 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일까. 실천윤리학의 대가인 저자는 도덕적인 관점에서 둘의 차이는 없다고 주장한다. 전자의 경우 구두가 더러워지는 불편만 감수하면 아이를 살릴 수 있고, 후자는 커피 몇 잔 값만 포기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둘 다 들이는 노력과 비용적 측면에서 보면 크지 않은데 이를 외면하는 건 도덕적 태만이라고. 50년 전 출간된 에세이 ‘기근, 풍요, 도덕’과 이후 나온 에세이 두 편을 추가해 책에 함께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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